☆~ 나무 앞에서 옷을 벗는다 / 오소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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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궁시렁/ㅁ객사

☆~ 나무 앞에서 옷을 벗는다 / 오소림 ~☆

by 바람 그리기 201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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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오 소 림

 

(상략)

 

  혼자앉은 자리 옆이 허전할 때 누군가 앉는다. 나처럼 늙

고 몸이 무거워 보이는 남자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섬에 돌

인 듯 앉아있는 나. 내 옆 사람은 밀물과 썰물에 젖은 풀포

기처럼 보인다.

 

  외롭다는 생각, 늙어서 알게 된 철든 넋두리라도 들어주

고 싶은데, 절인 풀포기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부서져 모래

가 되고, 시들어지면 사라질 것인데, 아직도 버스를 기다리

고 있다.

 

나무 앞에서 옷을 벗는다 /오소림/2014063/오늘의 문학/ 8,000원

 

 

 

小川 오소림

경기도 용인 출생

문예사조 신인상(소설). 문학세계 신인상(시). 대전문학상 수상.

대전문인협회. 문학사랑협의회. 대덕문학회. 백수문학 회원.

욕심 많은 다람쥐(동화집). 태양 눈 찌른 장미. 석류. 섬 하나 만들기(시집).

걸인 여자, 떠 있는 섬(단편소설). 움직이는 산(장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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