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ㅁ안방'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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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안방59

시간의 터울. 잡부 다니는 길 주변 두렁에 보면 아직 밭을 지키며 더러 꽃이 핀 것도 보이고 절기 또한 하지 전이니, 햇감자보다는 움에서 꺼내 장날 가판에 늘어놓은 어느 노파의 묵은 감자일 확률이 높기는 하지만, 제철 수확의 농산물이라는 관념이 무색해진 지 오래이니 이 또한 확신할 수 없는 일이다. "달곰 짭짤하게 몇 개라도 삶아 먹어보았으면..." 장날 지나칠 때마다 생각만 하며 작년을 그냥 보냈는데, 묵었거나 그렇지 않거나 삼월이 언니께서 찐 감자를 내오셨다. 올해는 이렇게 기대한 것 없이 2년 치 미각을 한방에 충족시켰으니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사진을 자시 살피니, 가격표가 그냥 붙어 있는(추정컨데 다이소표) 접시. 삼월이 언니는 역시 나를 하루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한 입 베어 문 뜨거운 감자를.. 2025. 6. 11.
모순의 나날. ↘돌 침대에 전원을 끄고 두터운 솜이불을 덮지 않으면 될 일을, 빤쓰만 입고 잤다. 자정 지나 그렇게 누웠으면 눈 꼬옥 감고 본능에 충실했으면 될 일인데, 모로 누워 폰을 열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지 가늠 없는 동안을 유튜브에 빠졌다(병 수준의 중독이다) 문득 열린 광고 창, 49,900원의 로봇 청소기. "4만 원짜리 중국제 로봇청소기 샀더니, 방에 머리카락은 안 보여 쓸만하다"라던, 양씨의 말이 번뜩 생각났다. "옳타커니, 이게 그거로구나!" 일전엔 같은 이유로 쿠팡에서 59만 원을 5만 9천 원으로 착각하고 결재했다가 "아 뜨거!" 취소 한 이력도 있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카드 결제 대신 삼성페이를 눌렀더니(당연 후속 인증 절차가 있으려니...) "띵" 은행 직불카드에서 결재가 .. 2025. 6. 8.
촌사람들. 우리 집 해피바이러스가 떠났다. 즉은, 이제 집이 조용해진다는 말이다. 공항으로 떠나는 차가 떠나고, 시장에 들러 보리밥으로 점심 먹고, 아아 하나씩 들고 집으로 돌아와 방금 전 찍은 사진을 열어보니 싱거운 웃음이 피식 터진다. "순진한 촌 사람들 ㅎㅎ" 아이들은 언젠가 이 사진을 마주하며 "좋았던 젊은 날"을 추억할 거고... 상하이에서 환승하고 5시간 21분. 그래도 4시간 5분을 더 가야 하니, 멀기는 먼 길이다. 이제 날은 밝고 하늘 아래 육지가 보이니 무료함은 덜할까? 환승해서 출발한다는 톡이 없었으니, 이 덜렁이 아가씨 졸다가 뱡기 놓치지 않고 잘 탔나 모르것다. 202506020705월 진주조개잡이 ㅉㅉ 물고 빨던 삼월이, 똘똘이 보고파서 우얄라나... ↘어제 똘똘이 3차 접종 2025. 6. 2.
세월의 뒷모습 반나절 잡부 다녀와 막 씻으려는데 걸려 온 옛 직장 동료의 전화. 내 예지력이었든 장 실장 텔레파시였든, 양반은 못 되나 보다. 근근하게 연락은 주고받으며 지냈지만, 우연하게도 박근혜 대통령 파면 되고 선거 국면에 만났으니 오랜만이기는 하다. 전화받는 뒷모습을 보니, 염색에 이발까지 새로 했다.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형편에 천금 같은 휴무일일 텐데... 모처럼 옛 이야기하며 푸기 시작한 낮술. 식당 사장님이 "더는 안 판다" 할 정도로, 코가 삐뚤어지게 먹었다. 신발장 교체 20250519월 오늘 도착한 택배. 리필용 캡슐을 사서, 정품 캡슐의 바코드 부분을 오려내 커피 내리는 내 모습을 보고 셋째가 배꼽을 잡더니... 한여름 같은 기온. 담배 사러 나갔다가 아이스께기 하나를 우물거리며 돌아.. 2025. 5. 21.
현고수 할머니 현고수 할머니 앙상한 가지만 있을 추운 날 먼저 뵌 후였다면 이 위태로운 600년 연명의 반가움이 더했겠다는 아쉬움... 망우당 공원 복원 생가의 안채 무심사 언덕에서 마주한 비내리는 낙동강△동영상 오류시 새로 고침△ 20250516(~17)금 호암 생가-현고수-망우당 공원-무심사 2025. 5. 18.
여우 개 주사 놓을 때마다 "물리치료 안 받는다고 ㅈㄹ"인 의사님께, 또 주사 맞는다고 허기는 껄쩍찌근헌 디, 통증 정도가 저고리 입고 벗지도 못할 만큼 더해지니 그냥 있기도 거시기 허고... 결국, 약이라도 타다 먹을 심산으로 물리치료 겸 병원. 컴을 열고 오전에 다 못한 원고 정리. "공모" 원고는 모두 들어왔는데... 쩝이다. 훈수 잘 둔다고 꼭 바둑 잘 둔다는 법도 없다지만, 그래서 남이 쓴 시에 왈가왈부하기는 거시기하지만... 몇 편을 제외하고는, "츠암... 이런 글에 원고료를 줘야 하나?" 하는 대단한 실망. 하루이틀 펜 잡은 이들도 아닌데. 세상, 공모작 쓰는 것처럼 쉬운 게 어디 있나? 쩝... 작업을 얼추 마무리할 무렵, 퇴근한 삼월이 언니께서 '고로께 두 개' '바나나 한 개' '.. 2025. 5. 16.
깡패 똘똘이. 어제 싸 온 특식 배급. △동영상 오류, 새로 고침△ 헐, 똘똘이가 삼월이 내쫓고 왕건이를 뜯고 있다. 똘똘이 접근에 삼월이 으르렁거리는 톤이 미세하지만 유하게 바뀌었다. 슬슬 적응하고 있는 모양인데... 밤톨만 한 거한테 집도 뺏기고, 등신 인증이다. 202505132930화 오늘은 영양가 없는 일에 일찍 집 나서야 하는디... 벌써 날이 밝았넷! 쩝,,, 2025. 5. 14.
귀찮음 밥 챙기기 귀찮아 수프 한 종지 끓여 먹고 종일 컴 잎에 붙어 있던 날. 여섯 시 지나, '호' 도착을 알리는 자폐 1호 전화받고 나가 "육, 해, 공"으로 삼차까지 꺾고 자정 언저리에 들어왔다. 맛있는 커피 내려, 낮에 하던 작업 더 하려고 서재에 앉았는데 피곤하다. 의자를 뉘고 다리를 벽에 기대 여태 이러고 있는데 슬슬 졸리다. 귀찮다. 벌떡 일어나서 방에 들어가야겠다. 내 기억력 테스트를 위해 입가심 찻집에서 한 장 박아 담아왔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에, 손의 주인공을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202505122438 Francis Goya- Cape Breton 5집 원고 파일 정리 가장맛족, 백록담, 오장어나라, 투썸. -by, ⓒ 애씀 실패 실없는 봉수 2025. 5. 14.
부적응자. 삐까삐까 시설 좋은 대규모 예식장이 늘어난 대신, 동네나 도심의 예식장은 자취를 감춰 식장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청춘들. 그러니 하객 밥때 맞춰 치르는 예식은 조상님이 보우하사이겠다.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겠을 테니 참 여러모로 고단한 세상을 산다. 오늘로 세 자식 모두 출가시킨 星이. 세 번을 하고도 진이 안 박혔는지 단추 잠그는 것을 잊어 저고리 앞섶을 펄럭이며 신부 손을 잡고 행진한다. 중세 유럽의 성 같은 건물 몇 채가 산을 두르고 식장으로 늘어선 곳. 샹들리에값만도 어마어마하겠다. 세상이 변했고, 변한대로 흘러가고 그렇게 발전해 가는 것이겠지만. 적응할 만도 한데, 아직도 요즘 결혼식의 모습은 영… 너무 가볍다. 즐겁고 신나는 축제의 모습도 좋지만, 바람.. 2025. 5. 11.
이러쿵저러쿵 ↘밤사이 총회를 열어 후보 교체를 결정허고, 윤석열이 아바타 한덕수는 국짐당원으로 가입했고... 이건 뭐 코미디도 아니고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안하무인 막가파식 행태에 재미있기도 하고 그저 헛웃음도 나오고. ↘다음 주부터 한동안은 컴을 붙잡고 살아야 하니, 그전에 한곳이라도 청탁 원고를 보내줄 마음으로 꼼지락거리다가 그만두었다. ↘뽀빠이 아저씨가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단다. 니밀떡, 니밀떡... 전형적인 충청도형 인물. 한 시대가 또 이렇게 갔다. ↘주문한 에티오피아에 맞게 추출되는 캡슐을 드디어 찾았다. 모처럼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보기만 해도 든든허다. ↘성이 막내딸 혼례 있는 날. 용이 차 얻어 타고 가기로 했지만, 벌써 날이 밝았다. 뚝딱뚝딱, 근 몇 년 사이에 자식 셋을 .. 2025. 5. 10.
애썼다, 새끼들아~♥ 첫째, 막내는 용채 고맙고. 둘째는 맛있게 잘 먹었고. 셋째는 커피 머신 잘 쓰마. "직장 회식 있노라" 불참했던 막내야. "이런 날 회식하는 직장이 어딨노? 분명 미래 처가에 가 있을 거다!"라는 모두의 기대가, "꼭 참석해야 하는 퇴임식 자리라서 어쩔 수 없었다"는 대답에 와르르 무너져 유감이다만, 어쨌건 두둑한 용채 고맙다. 엄마가 오늘 퇴근하면 "얼마나 받았냐?"라고 물어볼 것이 뻔한데, 똑같은 봉투를 건넸으리라는 가정하에 "억만금"이라고 대답하마. 아들아, 딸들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자식 노릇 하느라 애썼다. ㅍㅎㅎㅎㅎ 인생이 그런 거다. 202505091740금 Lenka-Maybe I Love You mix 엔젤리스커피 ↘미트정육식당-엔젤리스커피(준, 환) ↘쿠.. 2025. 5. 9.
횡재 날이 참 좋습니다. 빨아 거실 한쪽에 수북하게 쌓아 놓았던 겨울옷들. 작정하고 개켜 치웠습니다. 정장이나 패딩은 세탁 없이 햇볕을 잠깐 쐬어서 넣어두었습니다. (어! 하면 또 추워질 텐데 그냥 이대로 던져두었다가 입으면 좋을 텐데….) 생각했지만, "종래는 죽을 일을 뭐 하러 밥은 먹누?"라는 물음으로 행위에 대한 정당화의 구실을 찾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목숨 달린 제게 경각시키며 꼼지락거렸습니다. 작년인가? 재 작년인가? 둘째가 귀국길에 사다 준 여름옷을 그대로 농 서랍에 밀쳐두었는데. 정리하는 차에, 그 박스도 꺼내놓았습니다. 그대로 두어야 요즘 세상에 보공으로 쓰일 일도 없으니 귀찮음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꼼지락거릴 때마다, 정리하거나 고를 필요 없이 동거인이 챙겨주는 데.. 2025. 5. 9.
오이 탈을 쓴 양파 에너자이저 똘똘이는 그녀들의 공식 장난감이 되었다. 물고 빨고 난리다. 삼월이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터그 놀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면서, "똑똑하다"고 칭찬 일색이다. 그 칭찬에 나는 주석을 붙여 되돌려 준다. "개가 다 이렇지, 안 그런 개가 어딨어? 그러니까 삼월이가 2% 부족한 개라고 늘 얘기했잖어" 폰에 올라온 그녀들의 물고 빠는 사진 한 장. 첫째는 아기 곰 같은 똘똘이의 파란 눈이고 둘째는 그녀의 갈퀴처럼 기인 손가락이다. "쯔쯔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 체형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손이 저리 찌들 하니 손재주는 언감생신이것네! 나처럼 동글 납작해야 바지런하고 재주 좋은 손인디..." 어려서는 땡그라니 다마네기 같아 보기 좋더니만, 잡종견 털 삐지듯 클수록 모계 유전자가 활성.. 2025. 5. 6.
2025 초파일 하룻밤이 지났어도 정로환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부 이상. 전날 먹은 것을 적어 가며 살펴보아도 특별한 것이 없다. 초파일 법회에 참석하러 가기가 겁난다. 찾아보니, 예전에 먹다 남긴 정장제가 있다. 일단 그것이라도 챙겨 먹고 일부러 빈속에 출발. 잘생긴 젊은 스님은 서둘러 입적(두런거리는 사연은 심장마비란다)하셨고, 목탁 두드릴 스님을 다급히 모셔(입적한 젊은 스님의 속세 모친) 우찌우찌 법회를 모셨다. 그 스님, 인상이 얼마나 강한지 호랑이를 마주하는 것 같다. 법회를 주관하며 처음부터 목탁 대신 징을 두드리는 것이, 스님 되기 전에 이력이 눈에 어른거린다. 세속의 필부가 수도자의 법력을 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만, 점사 신통력은 있게 생기셨다. 사연이 많으니 자식 낳고 출가를 했겠지만, 그 .. 2025. 5. 6.
꽃사지 모지(母紙) 문학회 창립 70주년 기념식. 70년 중 어느 시간을 함께했다가 사라져 간 많은 문인들... 발간용 자료로 선생들의 흔적을 정리해 편집국에 보내며 느끼던 만감을 안고, 행사장 단상에 선 연혁 보고를 가름한 말. "저를 포함해 이곳에 계신 선생님 중에 100주년 기념식에 함께 하실 분이 과연 몇 분이나 계실까요?" ★~ 파도는 / 성봉수 ~★파도는 / 성봉수 수평선이었지 단정한 평안의 정적이었다가 어쩌다 와르르 몰려와 마주 서서 가늠 없이 치솟고 무너지던 마그마 수평선에 있었지 사위지 않는 목마름의 신기루를 좇던 까막눈sbs150127.tistory.com▲詩「파도는」(季刊 『白樹文學』107에서)-아니, 광고 설정을 꺼 놓았는데도 왜 여기는 글 중간에 광고가 다닥다닥 붙는 겨? 짜증나넷! 이.. 2025. 5. 4.
대응점 자정을 넘긴 무렵이었지? "배고푸다, 칼국수 한 국수 끓여 먹어야긋다..." 웅얼거리다가 또르르 그대로 잠들었다. 새로 여섯 시 반, 서재에 앉았으면 잠 잘 채비 할 시간. 의도하고 잠을 청했건, 개처럼 쓰러져 또 얼결에 잠이 들었건, 내게 허락된 삶의 총량은 변함없음을 증명하듯 일찍 자니 일찍 눈이 떠졌다. 재떨이를 둘러엎지 않았고 안경도 무사하니 쑤시는 어깨와 삭신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모닝 담배를 문다. 마주한 부엌 열린 문 안에서 싸이키 조명이 요란하게 터진다. "쯔쯔... 밤새 이랬을 테니, 기억은 못 해도 꿈속이 얼마나 심란했을까? 삭신이 온전하면 이상한 일이지..." 칫솔을 물고 마당으로 내려선다. '와르르르' 비가 참 지랄 같게도 오신다. 서재 앞 처마 안에 쪼그려 앉.. 2025. 5. 3.
오래된 사진 신도심에서 행사에 참여하고 사진 박고 밥 얻어먹고 차 마시고 돌아오는 길. [시화전] 시샘 솟는 세종 / 세종시인협회시인들이 / 건네는 / 따뜻한 / 위로"시샘 솟는 세종"기간:2025년 5월 1일~31까지 장소:세종시 금강 보행교 (이응 다리)주최:세종시인협회 후원:세종시. 세종시문화재단■ 시집 『검은 해』중 87쪽 「sbs090607.tistory.com 돌아오는 노정이니 친정 들린 삼월이 언니 모시러 가서 채비하는 동안 마주한, 오래된 사진. 얼마 전 장인 포함, 유명을 달리하신 분이 다섯이나 된다. 그때 나는 젊었으나 젊어 보이지 않고, 지금의 나보다 한 살이 적었던 장인은 지금의 나보다도 더 젊어 보인다. 이 세월이 얼떨결에 어찌 흘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인데, 내 발치에 선 큰 애와 삼.. 2025. 5. 2.
에너자이저! 장날, 오래된 집 식구로 간택 받은 잡종 개 똘똘이. 처음 하는 목줄에 어찌나 깨갱거리는지... 서재 밖으로 나서 목줄을 풀어주고 지켜보니 팔짝거리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에너자이저가 따로 없다. 첫날 간 보기는 마쳤고, 삼월이 우리에 깔개 하나를 가져다가 마당 맞은편 똘똘이 임시 우리인 박스 안에 넣어 체취를 입게 두고 하루가 지났으니, 정식으로 대면식을 가져야겠다. 똘똘이 목줄을 풀어 반짝 들고 가서 삼월이 우리 안에 들여놓으니, 삼월이 ㄴ! 화들짝 놀라 뛰어나온다. 그러기를 몇 번. 상황이 어찌 전개되는지 지켜보니, 에너자이저 똘똘이는 이유 불문하고 죽어라 쫓아가고 삼월이는 그런 상황이 무서워 귀를 뒤로 젖히고 죽어라 도망가더니 급기야, 위급 상황인 자기 판단마다 찾아드는 안채 댓돌 위에 올라.. 2025. 5. 1.
내가 봉수다. 술밥의 배도 적당하게 꺼졌고, 잠으로 들든 아니든 따질 것 없이 일단 누워야겠다. 편히... 피곤하다 한다. 내가, 202504292348화 2025. 4. 30.
길은 C시 혼례에 참석하는 길. 잡부 출장길에 종종 지나다니는 외곽도로의 원활한 교통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식전 10분여를 남기고 도착할 생각으로 출발했다. 주말이니 차가 꼬리를 물기는 했어도 예정대로 잘 가고 있었는데. 아... 하필이면 토요일 낮에 절개지 옹벽 보강공사를 하느라 한 개 차선을 통제하고 있다. 나들목까지 겹쳐 있는 구간이라 정체가 한동안 계속된다. 끼어들려는 차와 틈을 주지 않으려는 차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출발했던지 이 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 빠른 속도로 올 것을, 창밖 봄 풍경을 여유 있게 두리번거리며 느긋하게 운전한 게 화근이다. 어쩌랴, 정체 구간을 벗어나자마자 까먹은 시간을 따라잡느라 풀 악셀! 돌아오는 길. 동승자도 없는 데다 .. 2025. 4. 28.
해운대 엘레지 잘 꾸민 묘지가 군데군데 눈에 띈 곳. "산이 높아야 골이 깊고 골이 깊어야 물이 많이 흐른다"는 진리를 체감. 잡부 내내 입에 흥얼흥얼 흘러나온 틱 같은 음악, "해운대 엘레지"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헤어지지 말자고 맹세하고 다짐하던 너와 내가 아니냐 세월이 가고 너도 또 가고 나만 혼자 외로이 그때 그 시절 그리운 시절 못잊어 내가 운다 이 좋은 봄날에, 내 곁에 없는 이들에 대한 그리움의 파스텔화 같은 나비 날갯짓처럼 가냘픈 파장. 잡부에서 돌아와 환복 전에 어제 옥상에 널은 빨래 걷으러 올라가려는데, 열쇠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기가 막히게 듣고 바깥채 문을 박박박 긁는 소리가 들린다. 삼월이, 종일 바깥채 안에 있었나 보다. 미친 ㄴ이다. 202504242212목 손인수-해운대 엘레지 2025. 4. 25.
봄날은 간다~♬ 고장 난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바깥채 싱크대 수도. 자바라에 노즐 끝의 토출구를 일부러 깨트리기도 힘들뿐더러 그 상태로 쓰고 있는 것도 신비스러운 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고장 내키는 마법의 손에 무감해진 지 오래이니 그러하려니... "수도꼭지 사다 놓으면 고쳐주마" 말하고 대답한 것이, 툭하면 빠트려 놓은 화장실 온수기에 감압밸브 달아줄 때니 얼추 1년 반 전일. 겨울옷 빨래하러 건너갔다가 무심코 살펴보니, 빠진 이빨 치료 안 하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남은 이빨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까딱하다가는 인입 엑셀 배관에까지 이상이 생길 꼴이다. 어차피 일 벌이는 놈과 뒤처리하는 놈은 따로 있으니, 감당 못 할 상황 오기 전에 목마른 놈이 샘 파야 할 일. 언제고 몸 단 놈은 따로 있.. 2025. 4. 25.
염치 없는 날. 고라니가 봉분 전면의 떼를 홀딱 벗겨 놓았으니, 잦은 비에 허물지나 않았는지... 한식 인사를 놓쳐 늘 찜찜한 마음을 안고 점심 먹고 장화 신고 삽 챙겨 출발. 툭하면 눈비가 와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오르는 산길은 밤껍질이 바싹 말라 푸석거리고 시내도 고양이 오줌만큼 물이 흐른다. 물가로 내려왔던 고라니가 산 위로 후다닥 도망간다. 염병, 다 올라갔는데 차에 폰을 놓고 왔다. 다시 빠꾸 오라이~ 묘 마당 잔디도 겨우 푸른 촉이 비추니, 봉분은 흙무더기와 다를 것이 없다. 봄 가뭄이 심한 모양이다. 떼가 홀딱 벗겨진 전면 외엔, 걱정했던 것만큼 허물어지거나 흘러내리지 않고 그냥 계신다. 다행이다. 지난 설에 성묘하며 고라니가 벗겨 놓은 떼를 대충 모두어 놓았는데, 고라니 놈이 그마저도.. 2025. 4. 21.
Transfer 딸아, 타국객지에서 외노자로 딸구 따며 맨 땅에 헤딩한 보람이 있는 거인지? 도약을 축하한다. 혹, 장학금으로 생활비 해결할 선택은 아니것지? 기왕이면 마흔 전에 졸업하거라~ 202504172211목 화공과 다니다가 약대 편입한 며느리 봤던 작은 댁. 졸업은 했는지...살았으면 자랑 많이 했을 터인디.. 거부기-빙고 국연추납 양구비, 금국, 나팔, 토란 식재.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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