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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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값.

by 바람 그리기 201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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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고 그 세월의 더깨가 반생을 넘어서다보니 '순리'라는 말을 자주 되뇌인다.

어찌보면, 실패자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면죄부이거나 남은 시간을 견디기 위한 자기 최면일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도, 현실의 벽 앞에 마주서게 되서 처음으로 떠오르는 말이 '순리'가 되었다.

이왕 맡은 일이니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내려는 것.

내 타고난 완벽주의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럴수 밖엔 없는 모지의 난처한 지경이기도 했는데.

안으로 밖으로.

계획하고 구상했던 일들이 뻐그러진다.

안광이 번뜩이던 청춘노도의 시기였다면야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넘어섰을 벽이었겠지만,

그냥, 안돼는 일인가보다. 내 판단이 순리에 어긋나 있는가보다...며 뒤돌아 섰다.

입장이야 이해가 가는 일이지만,

약간의 시간차만 있을 뿐 결국은 옳은 것으로 돌아갈 뻔한 결과에 뻗대는 모습이 안되었다.

며칠을 돋보기에 졸보기를 끼고 낑낑거렸던 사업을 접어야겠다.

도장.

그놈에 명예욕이 무언지..

순리에 순응하고 맡긴다는 것.

그것이 나이 값의 시작이 아닐까.

 

한 주도 잘 마무리 되었다.

투석을 마친 어머님을 모시고 첫 발을 떼어놓는 대문 안에,

방울이가 여지 없이 지뢰를 묻어놨다.

생각하니, 빈 집이 무서웠나보다.

시집이 한 권 도착해 있고...

저녁 준비까지 담배 한 대 꼬실러야겠다.

염병 밥통 아가리가 활짝 열려있다.

쌀이나 씻어놓고 갈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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