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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여니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이불 속으로, 도라에몽이 머리를 쑤셔 박고 엎어져 있다.
'얘는 왜 이러고 있는 겨?'
피식, 웃음이 난다.
추석 선물.
참치를 만드는 업체니, 내용물도 대동소이할 거다.
들어 오는 건 받아 봤어도, 내 손으로 선물을 들고 집에 들어서는 것이 얼마 만인지 생경하다.
15시 30분.
생으로 꼬박 밤을 새우며 먹은 새벽 네 시의 아침밥. 그러고 돌아와 잠든 것이 11시 반이니 정확하게 네 시간 잤나 보다. 한 시간이라도 더 잤으면 좋았을 텐데, 몸에 반은 졸음에 젖어있다. 무얼 먹어야겠는데, 밥 뜨러 건너가는 것도 귀찮아 그냥 라면을 삶았다. 현관 문지방에 앞다리를 올리고 헐떡이는 삼월이. 배도 홀쭉하고, 꼴이 쫄쫄 굶은 모양인데 사료 챙겨주러 꼼지락거리기 귀찮아 애써 외면한다.
우레 뒤에 떨어지고 있는 비.
에이...
자는 동안에나 올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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