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와 '좋은 글'의 차이 ■
詩人 성봉수
시는 수사법이나 적절한 단어 선택을 통해 내용을 함축하여 운율을 주고, 의미의 복선을 통한 공감대를 꾀합니다. 다양한 독자들의 경험을 파고드는 공감대 형성의 크기 여부가 좋은 시를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좋은 글이란, 전자의 예에 반해 의미의 함축이나 복선이 없이 그냥 이야기하듯 술술 풀어쓰며, 마치 잠언처럼 '이러하니 저러하라'는 훈계조의 마무리를 짓는 특징이 있습니다. 눈을 통해 머릿속에 바로 닿는 이러한 글은, 어찌 보면 '독자의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그래서 쉽고 편한 '좋은 시'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슴에 닿지 않고 의미의 복선이 없는 이런 글은 절대 시가 아니라 좋은 글에 불과합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냥 '자기 일상의 서술'을 행과 연을 나누는 것만으로 '시'의 형식을 빌려 쓴 일기나 넋두리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시는, 작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얘기하되 그 정체를 수사법을 통한 의미의 함축이나 복선의 옷 안에 감춰, 독자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찾아 고민하게 하고 그 고민의 결과로 얻은 공감대를 통해 치유나 위안을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합니다.
좋은 글은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꼭 짚어 보여주어, 독자가 고민의 여지 없이 직접적 경험을 통해 인정하게 합니다. 그래서 단정적이고 확정적인 치유의 방법을 정답처럼 제시합니다.
'시'는 우산 안에서 비를 바라보는 것이고
'좋은 글'은 우산 없이 비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발달로 시를 쓰는 이가 많은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신이 쓰고 있는 것이 '시'인지 '좋은 글'인지 아니면 '낙서'인지….
고민할 일입니다.
|
'낙서 > ㅁ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치원을 노래하다 /시 낭송의 밤/ 세종문인협회 ~☆ (0) | 2019.10.31 |
---|---|
☆~[초대 합니다] 공저 시집 출판 기념회 / 세종시시인협회 ~☆ (0) | 2019.10.24 |
★~[ KT&G 전자담배] 릴 베이퍼 내구성 불량 / 바람 그리기 ~ ★ (0) | 2019.07.17 |
★~ 세종시 파리 떼 / 난감허녱 / 바람 그리기 ~★ (0) | 2019.07.06 |
☆ ~[KT&G] 릴 베이퍼와 친해지기 / 바람 그리기 ~ ☆ (0) | 2019.07.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