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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마다 붙어 있던 인상적인 포스터.
공연하는 날을 기다려
문화원 앞 계단 아래서 이제나저제나 들어갈 틈을 찾아 코를 훌쩍이며 서성거리다가,
신통찮은 입장객에 풀죽은 검표원이 일찍 자리를 비우고.
반의반에 반도 들지 않은 손님.
무대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앉아 극이 시작되고.
<정전>
깜깜한 어둠 속에 울려 퍼지던 배우의 애드리브.
어린 내 맘에도 퍽 인상적이었던...
tv 드라마에 나온 그의 딸을 보고
문득, 그 썰렁하던 공연을 떠올렸다.
"전국 순회공연이었던 그때, 여관비도 못 건졌을 텐데..."
세상을 늘 흘겨보던,
모노드라마 장르를 개척한 광대.
20대의 눈에 비친 40대의 요절이 나이 많은 어른의 얘기인듯싶었는데,
그가 멈춘 시간에 닿을 때까지 그때까지 내가 산 날만큼을 더 살았고,
그가 멈춘 날 이후로도 그만큼을 더 살고도 13년을 더 살고 있으려니와,
그가 떠나던 해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그의 딸도 그가 떠난 그때보다 5년을 더 살고 있다.
올려보던 시간은 참 느렸는데,
내려보는 시간은 야속하게 빠르다.
누군가는 나를 올려보고,
누군가는 나를 내려보고,
그렇게 밀리고 밀며 나도 누구의 추억이 되는 일이다.
202202193242토우수
조용필-상처 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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