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술하고 돌아오며 마주한 풍경.
그리고 그 풍경의 기억 안에 감춰진 역사.
나지막한 왜식 주택이 자리하고 있던 그 시절,
00 누나 아버지 딸기코 아저씨와, 대문 앞에서 얼어 죽은 큰아들에게 심심찮게 달리던 꼬리표 "도지다"
"으이구, 저 화상! 지랄병이 또 도졌네! ㅉㅉㅉ..."
예전에는 흔히 들리던 말이었고, 그 대상은 동네에 한둘은 있던 주태배기들이 대상이었는데.
요즘은 들어보기 힘든 말, "도졌다"
어쩌면, 삼월이 언니가 어제 건너채 이불 안에서 밤새 구시렁거렸을 "도졌다"
주태배기들이 없어진 걸까?
이러거나 저러거나 관심 두지 않는 세상이 되어서일까?
어제 낮술하고 돌아오며 마주한 풍경.
그리고 그 풍경의 기억 안에 감춰진 역사.
"마천루가 들어선 새로운 풍경을 보니, 기껏 쌓아 올린 5층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을. 졸지에 장남이 되고 물려받은 왜식 건물을 번듯한 5층 건물로 지어 놓았으니 그 정도면 된 일이었을 것을... 돈병철이라도 될 욕심이었는지, 뭔 사채놀이를 하다가 부도 맞고. 명줄도 넥타이 끈으로 부도낸 그 형... 유일하게 도지지 않았던 고바우 대본 그 형..."
지나간 일정 다 떼어내고 새 일정 적어 붙여 놓고,
차와 담배를 잡고 앉은 한가로운 시간.
문득 내게 던지는 질문,
마지막 남은 이 주태배기에는 '인간문화재' 수여 안 하나?
삼청교육대 없어진 게 다행이기는 하다만...
202411201107수
Frankie_Yankovic-Pennsylvania_Polka1959_2022/바람그리기
벌써 열 한시네.
크리스마스트리도 꺼내 놓아야겠고...
발이 실실 시린 것이, 실내화 챙겨 신어야겠다.
넣어둔 것이 한 여름 다 되어서인데, 시간 참 빠르네.
-by, ⓒ 이 시대 마지막 주태배기 성봉수
■ 도지다
[동] 1. 나아지거나 나았던 병이 도로 심해지다.
2. 가라앉았던 노여움이 다시 생기다.
3. 없어졌던 것이 되살아나거나 다시 퍼지다.
[형] 1. 매우 심하고 호되다.
2. 몸이 야무지고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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