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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 팔고 돌아오며 우편함에 도착한 기증 도서를 챙겨 대문을 연다.
색색으로 크고 작은 나팔꽃이 핀 덩굴 사이,
처음 보는 유홍초 한 송이가 쫑긋 봉우리를 들어 맞는다.
더불어 꽃을 피운 정구지는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거실 문턱에 앉아 삼월이를 가랑이에 끼고 담배를 먹는데 투덕투덕 떨어지는 비.
'비가 오면 빨래를 걷어야지!'
목마른 놈이 셈 파야지...
서둘러 빨래를 걷고 마른 수건(빠삭하게 마르지는 않았지만)을 바깥채에 넣으려 문을 여는데 '암중'
빈집.
어쩐지, 삼월이가 고양이라도 된 듯 과하게 반긴다 했더라니 혼자 있어 무서웠나 보다.
입고 나갔던 옷을 모두 빨고 씻고 나오니 볕이 쨍쨍.
잠시 망설이다 빨래를 다시 널었다.
비가 또 오거나 말거나 이젠 모를 일이다.
장날.
웬만하면 한 바퀴 어슬렁거리고 들어왔을 텐데, 품 파는 도중에 갑자기 찾아온 복통.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더니 기운이 쪽 빠져 컨디션이 별로다.
눈 좀 잠깐 붙일까 어쩔까 고민이다.
갑자기 입에서 흥얼흥얼 터져 나온 노래. 좋다...
뭔가 허전하다했더니, 빤쓰를 안 입고 있었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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