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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가 둘러 앉은 밥상머리.
방울이가 앞 발을 현관 문지방에 걸치고 코를 벌름거리며 눈치를 본다.
"할머니! 우리집 개도 못생겼지만요, 지인짜 못생긴 개가 있거든요. 저 학교가는 길에 고물상이 있는데요,
백구인데요, 제가 지날 때마다 막 짖는거예요. 근데요, 진짜 못생겼어요. 백구는 원래 털이 햐얘야 하잖아요.근데요, 색이 노숙자 개처럼 히끄므리하고요, 눈은 쫘악 째졌는데요 아예 없는것 같아요.진짜 그렇게 못생긴 개는 처음 봤어요. 그래서요, 제가 오갈적마다 그 개 처다보고 웃으면서 지나가요."
...도대체 얼마나 못생겼을까?
친구와 만날 약속장소의 노정에, 확인하고 싶었다.
해가 막 기울 무렵이라 꼬질거린다던 털의 색은 딱히 확인 할 수가 없었다.
눈도 말 한 것 만큼 흉측스럽지는 않았다.
단지, 진돗개 혈통의 믹스견 같았는데 귀가 반으로 접혀있다.
털만 황색이었다면, 영락 없이 내 어린시절 집집마다 흔하던 똥개의 모습이다.
아이에게 각인 되어진 개의 전형에, 귀가 반으로 접힌 모습은 생소했었나보다.
그 이유로해서 가장 못생긴 개가 된 것이 분명했다.
그러고보니, 귀가 반으로 접힌 변견스타일의 모습을 한 놈을 본 기억이 아득하다.
개가 못났건 잘났건,
그 앞을 오가며 까르르 거리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면
내게도 왔다가 사라져 간 그 어떤 무엇에, 맘 한 켠이 짠하다.
세상에서 가장 이쁜 때.
그 시간을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이쁜 개가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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