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개밥그릇1 내 하늘 아래... 일요일 치고는 식전 댓바람. 문 연 곳을 찾아 시장을 기웃거리다가 개밥그릇 같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가 조리대에 올려 있는 골목 식당에 들어가 해장으로 먹은 잔치 국수. 정성이 넘쳐 막 잡은 멸치 비린내가 진동한다. 그냥 다시다 조미료나 넣고 끓일 일이지... "영동집 아니면 돼지 불알 냄새나서 못 먹는다"며 영업 중인 고향순대 가기를 마다했던 귀족 미각 안가 놈 제 발등을 찍었다. 과메기 먹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잔치국수를 입에 물고 우물거리느라 고생이다. 남는 짬을 이용해 역사 찻집에서 카푸치노와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각자 먹고, 친구를 태운 열차가 안갯속으로 사라져 갔다. 텅 빈 플랫폼에 서서 안갯속으로 멀어져 가는 열차의 꼬리에 매달려 안나를 떠올렸다.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2023. 2. 1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