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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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을 잊다. 낮이건 저녁이건 이르건 늦건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팔방 불이 켜 있건 티브이가 혼자 떠들건 상관하지 않고  꼼지락거리던 서재 컴퓨터에 파일을 마무리 못 하였더래도  졸리면 그냥 벌떡 일어나 픽 쓰러져 잔다.  그렇게 요 며칠,  졸리면 무조건 잔다  두어 차례 눈이 떠지긴 하여도,  베개를 찾아 베거나 이불을 펼쳐 덮으며 움츠린 몸을 쭈욱 펴 고쳐 눕는 것으로 의식의 귀환을 거부하고  또 잔다.  그 속에서 액자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밤새 꿈과 생시 사이를 울고 웃고 쫓겨 다닐지언정,  잠을 따라나서는 거룩한 의식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운 맘 없으니  애달픈 맘 없으니  억울한 맘 없으니  슬픔을 모르고 서글픔을 모르고 쓸쓸하거나 외로움도 모르니  배고픔을 잊은 나는 마법처럼 잠든다./ 철시한 상점 앞.. 2024. 6. 2.
길 위에서. 긴 한가위 연휴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무각굴 오래된 집 마당에 햇살이 길게 늘어진 오후, 나는 여태 눈곱을 매달고 서재 책상 위에 윤석열이 맹키롬 다리를 올려놓고 몇 잔째의 커피와 연거푸 담배를 물고 한가하고 게으르게 앉아, 음악에 얹히는 바람종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전날에 짜기라도 한 듯 코로나에 감염된 바깥채 식구들. 감염되지 않은 안채 뒷방 노인네만 마스크를 쓰고 지내는 이 불합리.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에 닿는 곳, 닿을 때마다, 물수건 가지고 다니면서 닦는 게 일상인 꼴 보기 싫은 인간"이라고 흉보던 그 시누이 남편은 코로나 팬더믹 시절에 화병 걸리지 않고 잘 살아남았을까? 그저, 어디에 어떤 형편으로 계시든 건강 잘 챙기실 빕니다. 지금부터 슬슬 며칠 혼술한 뒷.. 2023. 10. 2.
안개 내리는 포도에서. 오랜 친구들과의 계묘년 첫 모임. "불쌍하다"며 얼마나 걷어 먹이는지, 배가 보름달만큼 부풀었다. 내일 아점까지는 약속이 있으니, 아가리 벌린 밥통 채울 걱정 없고... 예년 같으면 몰고 가거나 끌려가 또 한 파대기 술판 벌이고 눈곱 매달고 돌아왔을 텐데, 몰아 보내고 혼자 횡단 보도를 건넜다. 건너에 서서, 안개가 내려앉는 포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나를 보듯 한동안 바라봤다. '오늘까지 어찌들 왔니? 그 길, 별거 아니었는데...' 202302112431토 Claude_Ciari - La_playa-mix 20230211토DHC 귀갓길. 전기세 폭탄. 2023. 2. 12.
길. 뜨는 해가 아름답다. 지는 해도 아름답다. 맞는 오늘이 아름답고, 보내는 오늘도 아름답다. 다가서는 얼굴도, 멀어지는 얼굴도, 다 내 걸음 끝에 의미가 되었으니...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지는 꽃 / 성봉수 지는 꽃 / 성봉수 그때 떨어진 꽃망울 간절함이 덜해서였으랴 햇살도 더러는 넘치게 밝아 맘이 부시고 빗물도 때로는 목마름이 부르는 욕심으로 흘러 씨앗을 보듬던 순진한 기도 허탈 sbs150127.tistory.com 내 오늘이 꼭 푼푼하다 할 일이 아닌 거다. 큐브 지난 월요일 이후로 일이 없어 쉬었기 때문인지, 화요일의 치료가 효과 있어서인지 어깨 상태가 고만고만하다. "물 들어올 때 고기 잡는 심정" 겸, 통증 약도 다가오는 일요일까지 밖엔 없으 sbs210115.tistory... 2022. 9. 24.
☆~ 하늘 / 성봉수 ~☆ 하늘 / 성봉수 내가 당신께 닿은 길 네가 내게 닿은 길 내가 당신께 닿는 길 네가 나에게 닿을 길 도도하고 장엄한 침묵의 푸른 강 심심(深深) 한 여기는, 지금. 2020120416금쓰고 / 202012182542깁고 202103211307일옮김 ■ 『수필시대 90호』 2021 봄호 수록 ■ ☆~ 수필시대 90호/2021 봄호/ (재)한국문학진흥재단 ~☆ 수필시대 90호ㅣ(재)한국문학진흥재단ㅣ수필시대ㅣ2021.02.15. ㅣ288쪽 15.000원 더보기 ☆~ 하늘 / 성봉수 ~☆ 하늘 / 성봉수 내가 당신께 닿은 길 네가 내게 닿은 길 내가 당신께 닿는 길 네가 나에게 blog.daum.net 너의 끈(양장본 HardCover) 블로그 《바람 그리기》에서 영상시로 알려진 성봉수 시인이 2012년부터 E.. 202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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