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Boots_Randolph-Green Green Grass of Home1 바람을 안고. 정리하지 않고 집어던진 어제에서 부스스 일어났다. tv 혼자 밤새 애썼다. 거울 앞에서 눈곱만 떼고 어둠의 가로를 나선다. 꼬리를 물고 지나가는 시내버스 첫차들. 역 앞 편의점에 들러 담배 세 갑과 식모커피를 사 돌아오는 길. 널브러진 은행잎의 가로에 불어오는 바람. 겨울에서 봄으로 오던 언제인 듯도 싶고, 첫눈 내리기 전 어느 가을인 듯도 싶고, 평상을 깬 일탈의 먼 여행에서 터벅터벅 돌아오던 때인 듯도 싶고, 밤새 술에 젖었다가 돌아오던 늘 아프던 젊은 날의 언제인 듯도 싶고...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으나 분명 그 언제인가 그때 내게 불었던 그 쓸쓸한 바람... 잠깐에 불러낸 만 가지의 감정을 안고 걷는 거리가 갑자기 낯설어진다. "이 바람 안에서, 지금 내가 돌아갈 곳이 없다면 얼마나 처량할까?" .. 2023. 11. 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