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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ㅣ최민자ㅣ책과나무ㅣ2019.04.17ㅣ13,000원
추억
장롱 깊은 곳에
넣어 둔 혼서지
옛날 모시이불
50년전 빛바랜
흑백 사진
고이 간직한
엄마 아빠 사진
몸이 아플 때마다
저 보물들을 어쩌나
나의 추억이지
자식들의 추억은
아닌데
오늘이 가면
내일은 어쩌나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나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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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을에 닿아 암이라는 병마와 마주한 시인의 담담한 소회.
"...나의 추억이지 / 자식들의 추억은 / 아닌데..."
시를 읽으며 가슴에 닿는 뭉클함.
어머님이 시집오며 해오셨던 오동나무 농을 생각했다.
울퉁불퉁 문양이 들어간 유리에 코를 박고 농 안을 들여다보던 어린 나를 기억했다.
내가 한 번도 덮어 본 적 없었던, 차곡차곡 개켜져 있는 이불들을 기억했다.
왕골 방석을 기억했다.
동화 속 미로 같던 서랍들...
어머님은 그 농과 농 안의 목화솜들을 언제 어떻게 다 없애셨을까?
조로한 내가 늘 잡고 있는 이 화두,
"남겨지는 것"에 대한 의미.
내가 뱉어내는 말의 유희들, 이 배설 같은 쓰레기들...
"시인"이라는 허울을 덮어쓰고 용인될 수 있겠다고 안위하는 내 부질없는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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