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나리꽃 / 최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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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꽃 / 최민자 ~☆

by 바람 그리기 2019.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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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ㅣ최민자ㅣ책과나무ㅣ2019.04.17ㅣ13,000원



추억


장롱 깊은 곳에

넣어 둔 혼서지

옛날 모시이불


50년전 빛바랜

흑백 사진

고이 간직한

엄마 아빠 사진


몸이 아플 때마다

저 보물들을 어쩌나

나의 추억이지

자식들의 추억은

아닌데


오늘이 가면

내일은 어쩌나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은 나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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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가을에 닿아 암이라는 병마와 마주한 시인의 담담한 소회.


"...나의 추억이지 / 자식들의 추억은 / 아닌데..."


 시를 읽으며 가슴에 닿는 뭉클함.
 어머님이 시집오며 해오셨던 오동나무 농을 생각했다.
 울퉁불퉁 문양이 들어간 유리에 코를 박고 농 안을 들여다보던 어린 나를 기억했다.
 내가 한 번도 덮어 본 적 없었던, 차곡차곡 개켜져 있는 이불들을 기억했다.

 왕골 방석을 기억했다.
 동화 속 미로 같던 서랍들...
 어머님은 그 농과 농 안의 목화솜들을 언제 어떻게 다 없애셨을까?

 

 조로한 내가 늘 잡고 있는 이 화두,
 "남겨지는 것"에 대한 의미.
 내가 뱉어내는 말의 유희들, 이 배설 같은 쓰레기들...
 "시인"이라는 허울을 덮어쓰고 용인될 수 있겠다고 안위하는 내 부질없는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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