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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운 햇살로 맞은 가을의 첫날.
가을 첫날의 해가 벌써 이웃한 건물 뒤편으로 넘어섰다.
문을 모두 닫고 올 들어 처음으로 에어컨을 틀었다.
나 더운 거야 선풍기 바람도 모자람이 없고, 정 더우면 샘에 가서 좍좍 물 뿌리고 오면 되는 일인데...
어항의 온도가 정상 수은주를 벗어났다.
벗어난 걸 확인하니 괴기들의 행동이 왠지 비정상적인 것 같아 자꾸 맘이 쓰인다.
대접으로 얼음덩이를 얼려 넣어볼까? 생각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창경원 북극곰 피서법 따라 하다 괴기들 장사 치를까 염려되고, 그렇다고 선풍기를 틀어줄 방법도 없고...
어차피 아끼다 떵 되기 전에 에어컨도 몇 번은 틀어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안방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 두 대로 거실과 서재를 잇는 브리지를 만들어 틀어 놓고 샘에 물 뿌리러 나가니 종일 잠잠하던 바람종이 슬겅슬겅 울기 시작한다.
꼭두새벽에 기침해서 지금까지.
오늘따라 하는 일 없는 하루가 참 길다.
2022입추오후
담배도 사러 나가야하는데 귀찮네...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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