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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라고 매단 추가 제자리에서 뱅뱅 돌기만 하는 것이, 바람 그리는 것이 영 신통치 않다.
마당에 내려선 김에, 나비를 불러 매달았다.
그리고는 서로 꼬여 있는 줄들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왼쪽으로 돌리다 다시 오른쪽으로 감고 다시 다른 줄을 잡고 넣고 빼고...
줄을 푸는 것, 내겐 신성한 의식 같은 것이다.
그때야말로 나를 칭칭 엮은 관계와 사고의 줄은 모두 놓아버리고, 오로지 줄을 푸는 것에만 집중한다.
뜻은 몰라도 온 힘을 다해 읊는 독경같이....
삼월이, 마당에 내려설 때마다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졸졸 쫓아다닌다.
먹을 걸 달라는 게다.
뭔지는 몰라도 개밥그릇에 그대로인 음식들. 닭개장 국에 말아 먹다 말고 후정거린 것이 부뚜막에 보여, 물에 한 번 헹궈 안 먹고 있는 날 사료 위에 부어줬던 것. 아마도 그것이 그대로 있는 듯싶다. 그게 어제다. 밥에 사료에 고깃국물에…. 그래도 안 먹은 걸 어쩌라고?
퀭한 눈으로 지 언니 오기만 학수고대하며 대문 쪽을 바라보고 엎드려 있다.
그래, 오걸랑 하소연하고 잘 얻어먹거라.
나비가 자알 난다.
바람 종도 잘 운다.
그리고 배도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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