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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대로 계룡산 가서 벚꽃도 보고, 평상에서 막걸리나 한잔하고 오면 좋것다'
잡부 팔려 가는 아침.
차창 밖 봄 풍경이 너무 좋아 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중얼거렸더니 그 말을 기억한 오야.
작업을 일찍 마무리하고, 막걸리나 한 뚝배기 하잖다.
두부김치가 나오기 전 성급히 첫 잔을 넘기느라 마스크를 벗었는데,
'아이고... 누가 보면 아오지 탄광서 도망 온줄 알것다.'
이 꼴을 하고 시장 바닥을 돌아다녔으니, 깡통만 들었으면 영락없는 그지꼴이다.
멀리는 플레밍의 페니실린에서 시작해서, 뢴트겐의 X선과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를 거쳐 근래의 비아그라까지.
의도 없는 실수와 우연의 결과로 얻은 문명의 산물이다.
황사니, 미세먼지니, 방송마다 난리를 쳐도 쓰지 않고 지냈던 마스크.
코로나 역병 덕분에 알게 된 하루의 실체.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면, 검은 가래를 퉤퉤 거리면서 "목이 껄껄하니 삼겹살에 쐬주 한잔합시다'가 전부였을 텐데,
습관이나 무지의 배짱으로 정상의 마스크를 건너뛰고 나 스스로 행하고 있는 오류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인지….
2021삼월마지막날새마을전집
참이슬-남자의눈물x,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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