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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 건너가 떨어진 식모커피를 사 왔다.
두 봉을 한 번에 풀어 먹고 다시 한 봉을 풀어 잔을 들고 서재로 들어와 앉아 모처럼 발표 시를 포스팅하고,
낮에 깁던 마감일 지난 시를 꺼내 앉았다가 이빨을 박박 닦고 방으로 기어 들어가 안경을 아무렇게나 던지고 잠에 빠졌다
기억나지 않는 잠깐의 꿈도 있었으나, 김수미 아줌마의 욕 알람에 눈이 번쩍 뜬 6시 반까지 참 달게 잤다.
만족스럽다.
돌침대 위 난방 텐트에서 나와 찬 바닥에 잠시 누워 기지개를 켠다.
냉기가 만족스럽다.
건너채 화장실로 가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식모커피를 타 서재 문을 연다.
아직 닫지 않은 창에서 밀려온 청량한 아침 공기가 가득하다.
만족스럽다.
맨발에 닿는 바닥의 냉기가 좋다.
만족스럽다
자분자분 울리는 바람종 소리를 들으며 담배를 먹는다.
만족스럽다.
빈속.
이 적당한 공복과 이 적당한 공복감 같은 집 안의 정적이 만족스럽다.
너의 부재가
혼자인 내가
미치도록 만족스럽다
용필-별써 잊었나
오늘 할 일 / 설거지하기. 여름옷 빨아 정리하기. 어항 청소하기. 깁던 시 마무리해 보내기. 배추 물 주기. 시간 남으면 몸에 물 구경 시키기. 우선, 밥 먹기.
● 만족스럽다(형)
모자람이 없이 마음에 들어 흐뭇한 데가 있다.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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