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가 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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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4.11.30)(693)

좋다가 말음

by 바람 그리기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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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오전 잡부 다녀와 오후에 예정된 행사 참가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읍사무소 앞에 늘어선 높다란 포플러 아래 논을 메꾸는 쓰레기차가 멈춘 교동국민학교와 등기소 사이에 날리던 은행잎 길옆에
...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교동, 옛 거리에 쏟아지는 / 성봉수

교동, 옛 거리에 쏟아지는 / 성봉수 “아, 아, 오늘은 대청소의 날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정씨가 방송하던 문화원 아래 딸 부잣집에서 길을 건너면 평생 일만 하던 큰 공 서방 집에서 모퉁이를

sbs150127.tistory.com

 돌아오며 담배 포가 있던 모퉁이의 집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볏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누런 잡초가 반쯤 허리를 숙인 채 가득한 공터를 마주했습니다. 얕은 기와 구옥이 사라진 이 공터에 이전 계절 내 푸르게 성했을 이 잡초들을 생각하니, 이 땅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집이었건 아니 건 흥망성쇠 우주 대 운행의 법칙은 변함이 없음을 생각했습니다.
 어느 해인가, 아버님과 이 길을 걸을 때 말씀하셨습니다.
 "이 집 식구들이 다 머리가 좋은 집안여. 형제가 다 대전고등학교 나왔지..."

 그 머리 좋은 집안의 형제들은 출세했겠고, 늙은 부모가 그 집을 지키다 세상을 떴을 테고, 출세해 어느 대도시이든 한적한 전원주택이든 일가를 이루고 잘 살고 있을 겁니다. 그런 자식에게 부모 떠난 이 누옥이 어떤 의미도 되지 못했거나 의미였더라도 각자가 처한 행복을 바라보는 현실적 판단으로 팔았거나 그냥 허물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옥이 되어 사라진 이 집의 부모들은 머리 좋은 자식들을 위해 한 시절 진솔했겠고, 이 집을 버린 머리 좋은 자식들 역시 자신이 걷어내고 있는 시간의 노정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겁니다. 그냥, 각자가 자기 길을 자기 의지로 가는 거지요.

 사람 사는 일.
 가는 길이 행복에 닿으면 더 말할 나위도 없고 설령 닿지 못하더라도 가는 내내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하기 싫은 일을 감내한다면 가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이고 그곳에 행복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고요,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면 하기 싫은 곳의 끝에 행복이 없기 때문일 거예요. 행복이 없는 곳을 향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불행한 일이에요. 미련 곰퉁이나 하는 일일 겁니다.
 그냥, 각자가 타고난 그릇의 크기만큼 담아내며 살다 가는 거 아니겠어요?

  그 잡초뿐인 공터를 지나치며 생각했습니다.
 "당사자들에게 잊히거나 버림받은 이 땅의 역사가 생면부지 행인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니 참 웃프네..."
 그렇게, 앞선 이의 조바심을 생면부지의 내가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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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하환을 받고 보니 아무래도 뭐가 께름칙합니다.
 그래서 손가락으로도 꼽아보고 그것도 의심이 가서 포탈에서 검색해 보니 현재 스코어 6:1이 맞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또 친구들에게 SNS로 물어보니, 띠 나이(6:1), 만 나이(6:0), 윤석열 나이(5:9)를 설명합니다.
 이 등신이 몇 달 벌었다고 좋아하다 말게 되었습니다.
 총명하던 봉수는 어디로 내뺐는지 원....

 

 
 202412181706수
 계은숙-기다리는여심
 이리하야, 하루가 다 갔구나...

 -by, ⓒ 성봉수 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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