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詩 「깨죽을 먹으며」1 관대(寬大)하다. 아침은 대충 넘기고 점심밥을 지으니 혼곡 해 놓은 쌀이 떨어졌다. 약국에도 들러야 하니, 시장 안 마트로 나선다. 시장 골목으로 접어들고야 장날인 걸 알았다. '장 구경 좀 하고 들어갈까?' 하다가, 파장 무렵도 아니고 그냥 마트에만 들려 옆구리에 우산을 낀 양손에 장 본 것이 담긴 쓰레기 봉지를 들고 약국 거쳐 새지 않고 돌아왔다. 삼월이 언니 아버지께서 지난가을 하사하신 새 쌀자루를 헐고 보니,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딱 반반이다. 포대의 아구리를 꽁꽁 싸매 완벽하게 차단한 공기 덕에 기가 막히게 숙성됐다. 쌀을 통에 소분하고 사 온 곡물을 섞느라 옷소매를 걷고 휘젓는데, 양 조시를 못 맞춰 휘저을 때마다 통 밖으로 우르르 쏟아진다. 어쩐지, 오늘 아침에 생뚱맞게 붴 바닥을 쓸었다. 붴 .. 2025. 3. 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