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霧刻窟 바람종 mix 닥터 지바고 '라라의 테마'1 빙의(憑依) 안타까운 포옹을 풀고, 이별을 재촉이라도 하는 듯 콧김을 뿜어내며 겅중거리고 있는 마차에 오른다. 이렇게 그녀를 떠나보낸다. 이렇게 그녀가 떠나간다. 이층으로 뛰어올라 창 앞에 섰지만, 창에 핀 얼음꽃이 앞을 막는다. 유리를 깼다. 마차는 이미 멀어져 방울소리조차 아득하다. 마치 안갯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미증유(未曾有) 내일을 가르며 눈보라의 소용돌이 속으로 희미해지는 마차를 바라보다 서럽게 읊조린다. "잘 가오, 내 사랑. 부디 건강하오, 내 사랑..." 울대가 뻐근해 오더니 이내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나는 혼자 남은 동토의 빈집에서 그날의 가슴 아픈 이별을 잡고, 어눌하게 곧은 손을 입김으로 녹여가며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그때는 그것이 마지막이 되리라 알 수 없었던... "사랑하는 나의 라.. 2023. 12.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