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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빠는 잘있단다.
종일 탄수화물 구경 못한 허기가 꼭대기에 닿은 때,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 때, 전화 받고 나가, 요렇게 가끔 담배도 먹어가며 요렇게, 요렇게, 술밥 먹고 날을 넘겨 돌아왔습니다. 현관을 들어서기 전 소피를 보다 인기척에 고개 돌리니, 요렇게, 삼월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왜?'라고 부르는 순간, 바람이 휘돌며 바람종이 깨질 것 같은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에 놀란 삼월이가 내 물음에 답할 틈도 없이 후다닥 마당을 가로질러 제 우리로 들어갑니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등지고 현관문을 열다 생각하니 안되었습니다. 무대뽀 단순 무식이라면 나을 텐데, 이웃집 망치 소리에도 화들짝 놀라 현관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 웅크려 숨는 2% 부족한 ㄴ이, 밤이면 불 켜진 서재 창밖 의자에 올라앉..
2022.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