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고씨 맘 보건소(연주)1 인과(因果) 눈을 뜨고 담배 몇 대를 연거푸 피고 안경을 찾아 쓰고 일어나 앉는다. 머리맡, 문이 열린 안방에서 들리는 소음, 빈방에 밤새 틀어 놓은 온풍기 소리. 방으로 들어가 온풍기를 끄며 마주하는 화분들. "너희를 위해서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올곧이 너희가 맞은 온기의 시간을 기억하렴. 조상님의 희생과 사랑이 현생의 내게로 이렇게 발복한 것처럼, 너희도 우주의 어느 시간에 그리해주렴!" 전열기 전원을 끄고 돌아 나오며 떠오르는 음악, 김연숙의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 임이시여" 발치 아래, 바짝 마른 그릇과 백김치와 며루치볶음이 담긴 저녁 먹은 쟁반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서 설거지통에 담가 놓는다. 목이 깔깔하다. 연하게 탄 커피를 들고 서재로 들어선다. "발복. 그래, 지금은 아닐지라도.. 2025. 1.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