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관계1 손님. 무슨 세미나였는지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문학단체 주관의 그 세미나에 그이가 참가했다. 나도 그이도 서로가 오래전 알았던 그때의 그 사람인 걸 한눈에 알아봤지만, 행사에 참여한 공적인 대화 이외에 서로에 대한 어떤 사담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사람과 사람으로 패널과 패널의 입장에 충실해 각자의 의견을 내고 반론도 제기하며 다른 참석자들과 다를 것 없이 시간을 보냈다. 행사가 끝나고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위해 예약된 장소로 자리를 옮기는데, 어둑해진 거리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들쭉날쭉하긴 했지만, 그 기세가 금방 멎을 것 같지 않고 양도 바짓단에 젖을 정도로 웬만하다. 갑자기 심란해진 날씨에, 우르르 몰려가던 일행 끝을 천천히 따라오던 그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저... 죄송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2023. 4. 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