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억의 회기1 망각을 빨다가. 그늘진 볕에 건듯 부는 바람. 2시가 지났으니 다소 늦은 듯싶지만 이 정도면 적당한 날씨. 서제의 침낭을 꺼내 빨았다. 어머니 간병하던 병원에서 쓰고 그대로 쑤셔 박아 놓았으니 얼추 삼 년 만이다. 장화를 신고 다라 위에서 철퍽거리는데 꼬리를 무는 이런저런 생각들... '벌써 겨울울 생각하며... 살겠다고... 철퍽거리고 있는 꼴이라니...' '춥기는 뭐가 추워요! 한 여름여, 여름!' 모질게 뱉어냈던 말들. 얼마나 가시가 되어 박혔을까? 그럴 때마다 읊조리셨을, "이놈아, 너도 늙고 병들어 봐라...". ... 독하신 아버님껜 그런 말 조차도 한 번 건네지 못했네. 빠는 건 대충 빨았는데, 꼼지락 거리기 싫어 그냥 작은 다라에 시작했더니 아무리 헹궈도 구정물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세탁기에 넣고 설정.. 2020. 9.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