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3 시월 마지막 날1 가을, 안타까우나 덤덤하게 지워지고 있는 얼굴처럼 억지 없이 떨어지고 있는 은행잎같은... 가을이 왔다는데, 가을인데... 가지를 쳐내 몽당 부엌비처럼 볼품없는 도심 은행나무 가로수와 이 계절을 맞다가, 도착한 잡부 현장. 올망졸망 조경한 나무들이 색색으로 맞는 진짜 가을이 나타났다. 지하 주차장의 현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마주한 그 짧은 풍경 동안, 깃을 세운 트렌치코트를 입고 고개를 숙인 여자가 가을 안으로 또각또각 천천히 걸어가는 뒷모습의 환영을 생시처럼 바라봤다. 잡부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평리 시민회관 옆 골목길로 꺾어지려는데, 길 건너 거기. 내가 서성이던 그 은행나무, 안타까우나 덤덤하게 잊히거나 잊거나 지워지고 있는 시간처럼 억지 없이 떨어지고 있는 은행잎들. 아... 변함없이 우리에 처박혀 칩거 중인 삼월이에게 귀가 문안 올리며 등을 쓸어주고, 옥상 올라가 배추에 물 주고 내려.. 2023. 11. 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