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Bert Kaempfert & His Orchestra-That Happy Feeling(1962)1 비 오는 밤, 시간의 조리 앞에서 / 바람 그리기 비 오는 밤. 오랜만에 커피를 내렸다. 정 작가님이 보내주셨던 향초, 서재 창 아래에 켜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빗소리를 들었다. 어느새 밝아진 창. 밤새 울던 바람종이 잠잠해졌다. 빗방울이 여유로와지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맹꽁이 울음. 맹꽁이 울음이 들리는 도심 한가운데의 오래된 집. 새삼 따뜻해지는 가슴. "아직은 다 떠나지 않은 세월이 있나 보다." 술을 잡고 있어야 정상이었던 밤. 술 대신 커피를 잡고 앉은 내게 놀란다. 시간의 순리로 직조된 장엄하고 치밀한 무한으로 향하는 유한의 조리. 오물로 걸러져 남겨지지 않기 위해 녹아드는 나를 본다. "간절할 수 없는 힘 떨어진 두런거림. 누구의 가슴에 닿을 일이던가?" 누구나 그렇고 그런 일이라기엔, 길 떠나지 못하는 오늘이 비겁하다. 내게 닿은 모.. 2020. 6. 3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