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의 Me Too와 예지몽 / 성봉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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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마당

★~ 고은의 Me Too와 예지몽 / 성봉수 ~★

by 바람 그리기 2018.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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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새벽길"(1978.창비)의 고은 프로필 사진.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이 똥물이지 뭐니"
-최영미 '괴물'에서.


 그의 시를 처음 접한 때 저는 중학생였습니다.
 1978년 출간한 "새벽길"을 통해서였어요.
 그 아이가 자라서 시인이 되고 그에 대한 시를 한 편 쓰게 되는데요,
 일종에 공개 질의서 같은 형식이었습니다.


 1998년 무렵으로 기억되는데요,
 그때 그는 범접할 수 없는 문단의 거목이 되어 있을 때였습니다.
 훈수 두는 사람이 장기판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새벽길"에서 만났던 그가, 그때의 그가 아닌 이가 되어 있음에 실망하며 썼던 시였습니다.


 물론, 노 시인과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지만 그가 차지하고 있던 사회적 위치와 그 영향력에 비교해 내가 느끼는 시적 만족감이 한참 모자라는 실망 때문이었습니다.

 "이게 시여? 똥물여?"
 그 당시의 그의 시를 보며, 서두에 인용한 최영미 시인과 똑같은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죠.

 요즘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Me Too' 운동을 보면서,
 그때 썼던 그 시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마지막 구절의 <육젓에 쐬주나 한잔합시다>를 놓고,
 <六젓> 과 <肉젓> 중 어느 것이 더 그의 심사를 후벼 팔지 고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노 시인은 절대의 詩神이 되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결국 제 시는 어느 곳에도 발표하지 않은 채 세월이 흘렀습니다.
 "못 난 놈이 벽 보고 한탄하는 것" 같은 자괴감도 들었고, "독재와 항거한 젊은 열정"의 삶만으로도 인정받고 존중받을 의미가 되기 충분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똥물"과 "肉젓"
 마치 예지몽 같던 그때의 기억이 재미있어, 문갑을 열고 빛바랜 원고지를 뒤적거려봤는데요.
 아마도 탈고하지 않은 채 어느 노트에 남겨져 있는듯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찾아서 올려볼 생각입니다.
 물론, 오늘을 만든 노시인의 행동하는 양심의 삶을 존경하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요즘,
 환속한 땡중 "고은"의 삶과 그가 인도했던 승려 "법정"의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만....




2018022409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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