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 / 김덕희
은하수 솟아져 내려 핀 꽃무리
하얀 별빛들 외로워 진분홍 같이 한답니다
굽어진 실개천 끝자락에 머리 풀어 담그니
여린 물살에 너울너울 무희 된답니다
가느란 실바람 다가와 쓰다듬으면
두 손 흔들어 둔 덕 언저리까지 흩어놓는답니다
같이하여 외롭지 않고
외롭지 않아 행복하답니다
[詩評]
성봉수
자운영의 꽃말은 그대의 관대한 사랑,감화 입니다.
꽃은 의미 전달을 위한 소재의 차용이 되고 꽃말은 전하고자하는 주제가 되었어요.
이 글에서는 제목에서부터 1,2,3연에 걸쳐 소재를 형상화했고 4연에서 결론을 도출하는 모습입니다.
1,2,3연의 설명이 4연으로 마무리 된거지요.역산하면, 4연의 도출을 위해서
1,2,3연이 충분한 역활을 해줘야 한다는 말이구요.
1연의 <같이> 2연의<물살> 3연의<쓰다듬으면>정도의 단어로 미루어
작자가 처한 현실에서의 상황이나 마음가짐을 유추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엔 단어 선택이 평이해서 전달력이 약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1연을 예로 말해보지요.
2행의 경우 의미의 함축은 없이 글자수만 줄여서 운율만 살린 모습입니다.
<하얀 별빛들이 외롭기 때문에 같이해야 하는 것이 꼭 진분홍>인 이유가 무얼까요?
이는 1행의 <쏟아진 별>의 의미를 설명하려다보니 다음 행까지 꼬인 모습입니다.
1행은 2행에서 애써 부연하지 않아도 될만큼 자운영의 모습을 간결하게 형상화 했으니
2행은 독립된 의미로 기술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예를들어, <외로운 눈위에 자주불을 지폈다>로 바꿔 봤습니다.
자운영이 가을에 피어서 다음 해 3월까지 두 해를 사는 식물이지요.
<눈과 불은> 그 두 계절(겨울,봄)을 나타내는 동시에 작자가 표현하고자 했던 꽃의 색도 의미하고
<지폈다>는 <같이 합니다>를 대신 했습니다.
참고로,자운영의 紫자는 자주빛(붉은보라)자 자입니다만,시각적인 표현은 작자의 맘이지요.
시가 꼭 깊이 함축된 의미가 있어야만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독자의 경험에의한 공감대에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인은, 어느정도는 함축된 시작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느끼게 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바라보면,
<자운영>이란 좋은 소재를 선택하고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모습만 스케치한 느낌이랄까요?
<보라색구름도 되고><추운 겨울을 인내하고도 봄이 오면 흙으로 돌아가는 모순,비움,...>
<콩과식물이라서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서 죽어 거름이되고...>따위의 여러 의미들을
맛깔스런 단어들로 함축시켜서 4연의 결론을 이끌었으면 어떨까요?
앞에 기술한 방법만 기억하셔도 시작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어요.
따뜻한 마음. 긍정적인 사고가 작자의 품성이라는 것은,
다른 어느것 보다도 큰 자산입니다.
김시인님의 <자운영>에서 그런 좋은 냄새를 맡았어요.
부럽구요, 발전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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