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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꿉꿉하다.
꿉꿉하고 끈적하다.
피시식... 오래 쓴 286 컴퓨터의 부팅처럼 시차를 두고 불붙는 성냥,
간신히 발화점을 넘기는 모습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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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앞에서도 이유 없이 까르르 웃던 어린 가시나의 시절이 누구나 있었을 터인데,
웬만한 것 앞에는 감동하거나 출렁이지 않는 나이 이순.
순한 귀가 된다는 것은 결국, 가슴 속 청신경 유모세포의 섬모가 닳아 공감의 진폭이 좁아지며 무뎌지는 것이지 않은가!
늙음, 결국 이렇게 모든 관계의 감각에서 눅눅해지는 것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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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삼경 지나 가족 SNS에 둘째가 올린 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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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니아에서 10일 트래킹 시작..."
10일 부터인지 10일간인지 모르겠지만, 지구촌 어느 구석에 붙었는지 알지 못하는 그곳 햇살아래 서있다.
눅눅하고 꿉꿉한 내 일상에, 지리한 장맛날 잠깐 든 햇빛처럼 마주한 아이의 소식.
유별나게 바삭(crispy)한 네 청춘을 응원한다.
202407081754월
박재란-푸른날개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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