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점 먹고 집안일 꼼지락거리다 보니 하루가 다 갔습니다.
이제야 첫 커피로 식모커피를 타 앉았고요.
햇볕 찾아 2층 높이까지 하늘로만 솟은 앵두나무, 잎 지면 안쪽의 가지만 살려서 적당한 높이에서 잘라줘야겠고.
고용 나무도 그리해야겠고...
꼼지락거리다 보니, 할 일이 천지입니다.
널브러진 책 정리하다 포기했습니다.
책꽂이는 이미 꽉 찼는데요, 서명해서 보내주신 책. 내 글이 실린 책. 적어도 이 두 가지는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쑤셔 넣다 넣다 일단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들여놓을 곳도 없으면서 또 책꽂이를 살 수도 없고, "대망" "삼국지" '세계문학" "한국문학"... 전집류들을 다 버려야 하나 어쩌나 고민 중입니다.
누님들 읽으신 문고판 책, 사전... 한 리어카 가득 실어 예전 동장님 주었던 아버님 심정이 이해 갑니다.
참, 책꽂이 보내주셨던 "이니" 선생님. 어느 순간 '뿅' 사라지신 선생님.
잘 계시리라, 또한 이유가 있으시리라 가늠해요.
어젯밤엔, 바람종과 빗소리가 너무 좋아 음악을 틀지 않고 보냈는데요.
쏟아지는 빗소리가 점점 예사롭지 않다고 했더니만, 옥상 화분에 심어 놓은 배춧잎이 우박 맞은 것처럼 흉하게 찢어졌습니다. 한참 힘 받아 쑥쑥 포기 벌고 있는데, 반타작이나 하려나 모르겠네요.
연휴 끝, 하루 보내시느라 애썼습니다.
쉼 있는 저녁 되세요.
따로 또 같이-가을 편지
담배와 떨어진 라면도 사다 놓았고,
저녁 지을 쌀도 씻어 놓았고,
매달리던 속도 우연만 하고..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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