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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워서 못 먹는다고 이년아!'
밥 뜨러 건너가기도 귀찮고, 라면을 삶아 께작 거리는 나를 현관 댓돌에 올라앉은 삼월이가 한없이 선한 눈을 껌뻑거리며 바라본다. 그러다, 내가 지른 호통에 귀를 내 쪽으로 젖히고 뒤돌아 앉아있다.
의뭉스러운 년...
할 수 없이 탕국 한 국자를 따순 물에 섞어 투쟁 중인 사료 위에 부어줬다. 헙헙헙... 잘도 먹네.
서쪽으로 기운 햇살이 무각제 창에 산란하다 자판 위로 길게 누웠다.
바람종 소리, 맛있는 담배, 커피...
내 일상에 다가온 두려울 정도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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