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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볼일 보러 거실문을 여는데 슬리퍼가 안 보인다.
'하...'
쪼르르 달려오는 삼월이에게 '쓰…. '字를 꺼내는 순간 뒤도 안 돌아보고 되짚어 도망가신다.
예전에 저 슬리퍼를 잘근잘근 씹어 놓더니 요즘엔 내 외출용 슬리퍼를 물고 내뺀다.
'내가 졌소!'
장화 안에 한 켤레씩 넣어 뒀는데 그것 양쪽을 쏙 빼서 또 물고 갔다.
개집을 열고, 또 볼기 타작을 하고 찾아왔다.
어제 일이다.
일 하나는 마무리했다.
후련하다.
배고프다.
삼월이 생각이 난다.
거실문을 열고 서서
"까까"
번개같이 달려와 앓는 소리를 낸다.
보정 없는 실사다.
먹는 게 뭐라고...
대단한 풍차 돌리기다.
왜 거꾸로 촬영되었을까?
배고프다.
라면이라도 하나 삶아 먹어야겠다.
귀찮은데, 어제 배급받은 찐빵을 먹을까?
이 노래.
고 씨 아줌마 꼬실 때 청바지 사러 가는데 같이 가자 해서 동행했을 때,
청주 본정통 옷 가게에서 흘러나왔던 노래다.
쓸데없는 기억력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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