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7월 25일 19시 48분 업로드 된 글입니다.
세상을 삼킬 듯 이글거리던 태양이 서쪽 하늘로 기울어지고
오래된 집 마당엔 건듯건듯 바람이 붑니다.
땀이 줄줄 흐르도록 징그럽게도 덥더니
이제야 살만하군요.
종일 얼마나 힘들었으면, 여간해선 이 시간쯤엔 들리지 않는 비둘기 울음소리가
건물 사이를 뚫고 메아리칩니다.
오늘 같은 날엔
뭐니 뭐니해도 시원한 게 최고죠.
삼월이 언니께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오이 냉국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더위 때문이 아니더라도 제법 맛을 냈습니다. 어머님도 맛나게 잡수셨죠.
"아빠, 주무셔서 인사 못 드리고 서울로 가요. 한 달 후에 올게요"
내가 잠에 빠져있는 동안 연주가 서울로 떠나며 문자를 남겼습니다. 어머님 병원 일정 챙기랴, 출판사에 들러 편집 교정 보랴, 잘 도착했는지 확인할 겨를이 없이 하루가 갔습니다.
그렇게 저녁이 다 되어 집에 도착하니
둘째와 셋째 성적표가 와 있네요.
둘 다
기똥차게 잘했습니다.
겸사겸사,
두 아이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고맙다'
"엄마, 아빠 앞"이면 어떻고
"엄마, 아빠 보아라"라면 어떻습니까?
"본가입납"이라 쓰인 우편을 뜯어, 늘 거꾸로 1등을 다투던 성적표를 확인하며 부아를 끓였을 선친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그런데,
진작에 발송기별이 닿은 우리 집 대주,
연우 군의 성적표가 어디서 헤매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징글징글 더웠던 하루.
모두 애쓰셨어요.
담배 한 대 꼬실르고 화단에 물 좀 뿌려야겠습니다.
노란색 앨범자켓에,
깃털을 보기 좋게 꼽고 열을 지은 무희들이 한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던,
아버님 진공관 전축에서 흘러나오던 그 음악.
Forever with you를 듣습니다.
※다음 블로그 운용 시스템에 바뀐 후, 예전에 업로드한 포스팅이 새 버전과 호환이 되지 않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나하나 수정하기란 불가능한 이야기이고, 제 방 유입 검색어에 노출된 포스팅을 위주로 여분의 시간이 허락되는 그때그때 수정해 가고 있습니다. pc버전과 모바일 버전에서 함께 오류가 없는 중간 지점을 택해서 말입니다.
언제 까지 이 방을 관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말입니다.
오늘도 <본가입납>이라는 검색어를 잡고 찾아오신 분들 덕에 이 방의 문을 열었고,
열고 들어 온 김에 음악 'FOREVER WITH YOU'를 올리고 나갑니다. 이 글(끽연 카테고리)은 거의가 모마일에서 작성하고 업로드한 까닭으로 음악을 첨부할 수 없었는데요, 요즘 그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이 새 시스템으로 바뀐 후 많은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업로드 날짜'에서 시간이 사라진 겁니다.
아시겠지만, 예전엔 분. 초까지 표기가 되었거든요.
오늘 수정한 이 글은 업로드 시간을 <현재>로 바꿔서 올릴 생각입니다.
<공지> 겸 그리 올리니 착오 없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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