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다녀오는 길에 나래비하고 기다렸다 사전선거 마치고 대문을 밀치는데,
삼월이가 조르르 반깁니다.
그제인가?
집을 나서며 보니 담장 틈을 비집고 핀 민들레가 보였는데요,
비집고 나오느라 얼마나 애썼던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길게 누웠더군요.
그 모습이 딱해 사진을 박아뒀는데,
오늘 보니 똑바로 서서 활짝 폈습니다.
애써 눈 여기지 않아도, 좋은 땅 험한 곳 가림 없이 질기게 피는 꽃.
사방으로 퍼져 날아가는 씨앗.
그래서인지, 시인들의 단골 소재로 쓰이는 꽃인데요,
사람이 덜 익어서 그런 것인지 전 아직 민들레에 대한 각별한 체험이 없어서...
언젠가는 쓰게 될 날이 오긴 하겠지만, 아직은 더 작은 풀꽃에 눈이 갑니다.
사전 투표소에서 <자원봉사> 명패를 달고 체온을 재고 소독제와 비닐장갑을 주고 대기 줄을 유도하는 선남선녀(?)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기회는 위기에 생기고 희망은 절망의 어둠 안에서 움트기 시작하는 법인데, 코로나 19의 효과적인 대처로 우리나라 국격도 그렇게 향상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인지, 그 선남선녀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속으로는 ('우리때는 부정선거 감시를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는데, 참 보기 좋다')라고 중얼거렸지요.
드디어 대구에서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처음으로 단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기쁜 소식도 있고...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이 상태로 잘 관리가 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불금입니다.
주발에 약간의 비 예보도 있고, 그 비에 벚꽃도 다 지겠고.
나대지 마시고 방콕 잘하시길 바랍니다. ㅎㅎ
집으로 돌아오니 월차를 낸 도련님이 라면을 잡수시고 계신다.
아침도 먹었으니 저녁 한 끼 남은 셈인데,
네시가 넘었는데 어쩔까?
잠시 고민하다 나도 라면을 하나 삶으려는데...
도대체 미친 우렁각시가 다녀가는 건지,
그릇이 하나씩 보이지 않더니 드디어 냄비도 하나 남았다.
이거 원,
한 번에 퐁당 들어가니 좋기는 하다만 이러다가 곰솥을 밥그릇으로 쓸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가져가려면 짝이나 맞춰 가져가던지...
어쨌건,
보글보글 끓여서 맛있게 먹었다.
'다 관두고 징징 울어. 그래야 눈곱만큼이라도 가능성 있어'라고 만날 때마다 농 반 진담 반의 얘기를 건넸던 J형.
아침 뉴스에 보니 일을 저질렀다.
전략공천으로 낙동강 오리알 되고, 선대위원장 맡아서 그나마 후일이라도 기약하려니 했었더니...
수년간, 일 년에 수십 켤레씩 신발 닳아가며 애썼던 공력이 돌이킬 수 없는 물거품이 된듯싶네.
애이고...
징징 울라 했더니 말을 안 듣더니만….
다 팔자여~ㅎ
배도 부르고,
지금부터 도착한 책이나 슬겅슬겅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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