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락가락하는 비에 안과 밖으로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며 잡은 술잔.
꽃반지를 풀어놓고 담소하는 동안 무한 반복한
(입조심구설수입조심구설수입조심구설수....)
다행히도 행사 뒤풀이가 무르익을 때쯤 굵어지기 시작한 빗줄기.
비가 굵어지지 않았다면 오는 길에 틀림없이 또 혼자 술잔을 잡았을 일인데,
책도 우산도 빠뜨린 것 없이 싱거운 취기로 귀가.
샘에서 푸덕푸덕 씻고 들어와 수록된 시를 방에 올리고,
반응형
거실 장판에 아래위로 불 넣고 우쭈쭈쭈 늘어지게 기지개 켜며 누었는데.
토닥토닥 내리는 빗소리가 되고자 거실 커튼을 활짝 열어 놓고 어둠을 바라보며 귀를 세우고 그렇게 작정하고 누웠는데.
오래된 집 마당에 삼월이 긁적이는 소리와 독거노인이 어슬렁 끄는 슬리퍼 소리만 들리는,
웬만큼 내린다던 예보가 무색하게 비가 싱겁게 멈춘 아침.
연하게 탄 커피도 부담 없는 음악도 하릴없는 일상도,
독하지 않아 감사한 오월 어느 날의 휴일 아침.
202405110821일
Bert Kaempfert His Orchestra-That Happy Feeling(1962) 2023
배구퍼랏. 뭐 좀 묵자...
-by, ⓒ 성봉수 詩人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