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무튼 어쨌건 늘어지게 잤고, 잘 수 있던 것이 신기하다.
수면의 질이야, 얕은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잠긴 발목을 말뚝 삼아 생시를 찾아 뒤척이는 몸뚱어리를 끌고 간 시간이었지만 일상이 되어버린 일이니 그러려니 할 일이고.
발아래로 밀어 놓은 저녁 밥상 사이로 다리를 뻗고 찌부러져 의도 없이 밀려드는 잠에 기꺼이 순종했다.

김수미 아줌마 욕 소리가 들리기 전에 눈을 뜨고, 첫 담배를 물고 문득 떠오른 이 노래.
폴란드 민요 "아가씨들아"
텔레비전 화면조정 시간에 이 음악이 흘렀는지 모를 일이지만, 그래서 '문득'이라는 생각조차 자의적 해석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모처럼 들으니 반갑고 정겹다.
합창곡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었는데, 요즘도 이 곡을 그리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저녁엔 술밥 약속 있고, 오늘은 화분을 들여야겠고...
하루 꼼지락거려보자.

커피 향이 참 좋다.

202411120637화
김정민 & JIN 합창단-아가씨들아(폴란드) & 오브리넬리(스위스)
밖이 아직 어둡네. 밤이 길어지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