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 '아아'
오늘은 네 잔째쯤 되었을까요?
/ 장날인 어제 잡부 마치고 오는 길에 마침 장이니 장 가운데 길을 한 번 쭉 훑어 돌아왔는데요, 백일 지난 아기 머리통만 한 비트를 파는 것을 보고 세 덩이 오천 냥을 주고 덥석 사 들고 왔습니다. 마침 물김치도 떨어져 가고요.
함께 사 온 심박인 천 원어치 대파를 손질해 우선 한 덩이만 썰어 갖은 솜씨 발휘해 국물 만들어 밖에 내놓았는데요, 오늘 확인하니 익기는 잘 익고 있는데 비트 식감이 별로입니다. 비트가 커서 그런가요? 사각이는 식감이 무만 못합니다. 아무래도 비트는 한 덩이만 더 넣고 지난번 담그고 남긴 토막 무를 보태주는 게 나을 듯싶습니다.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011.
한 동네 살면서도 뺑기 칠하는 형과 통화한 게 그렇게 오래되었나 봅니다. 어쩔 수 없이 슬리퍼 끌고 슬슬 나가 점포 앞에 도착하니 문이 닫혔습니다. 전화번호가 적힌 간판을 사진 찍고 나간 김에 이웃한 마트에 들러 파치 손질해 놓은 천 원짜리 무 토막을 사서 돌아왔습니다.
내일부터 또 장마라니, 옥상 올라가 독 뚜껑 모두 열어 놓고 내려와 저녁에 잘 익은 물김치 국물에 보태 넣을 무와 비트 한 개를 손질해 팩에 담아놓고, 저녁 쌀 씻어 놓고 커피잔을 들었습니다. /
따뜻한 물을 받았다가 쏟아내고 잔을 바꿔 '아아'를 타들고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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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으로는 마무리 지을 원고 감수 작업이 있었고, 그래서 아침부터 서둘러 컴 앞에 앉을 생각이었는데요, 컴을 열어봤자 옆집 공사 소음에 도저히 불가능하지 싶어 하루 다 가고 이제야 이렇게 앉았습니다.
내일부터 대부분 학교가 여름 방학인 모양입니다. 전업주부이신 분들, 때마다 밥 챙기고... 이제부터 감옥살이하실 심정, 겪어봐서 알고도 남습니다. 하긴, 코로나 비대면 학습으로 이미 진이 박히셨겠네요.
어쨌건, 모두가 승리하시는 방학 되시고요!
이제 옥상 올라가 독 뚜껑 닫고 내려와야겠습니다.
웃음과 휴식 있는 저녁 보내소서.
★~詩와 音樂~★ [시집 『바람 그리기』] 얼음 / 성봉수
얼음 / 성봉수 먼 옛날 전설 같은 기억 끝 어느 꿈속에서 손을 놓치고 약속 없는 그리움의 바다 몇 생이나 울며 떠다녔더니 불면의 배반이 개고 새벽이 오고 나니 닿을 수 없는 만큼
sbs150127.tistory.com
202207201153수
페인트 견적-90만. 여차하면 돈...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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