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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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ㅁ사랑방

이사 준비 끝.

by 바람 그리기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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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짐을 다 꾸렸고 상황 보아가며 이사 갈 길일 잡는 일만 남았습니다.
 자료 백업에라도 쓸 생각으로 부계정으로 예전에 운영했던 방을 공개로 열고 먼저 이사 보내고, 이상 없이 도착하는 것 확인했습니다.
 카카오 계정 통합과정에서 카카오가 공지 못 한 구멍(실무진이 예상을 못 했을까?)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는 했습니다만, 해결책을 제시 못하는 고객센터 밀쳐두고 목마른 놈이 샘 파는 심정으로 이 방법 저 방법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해 빠져나왔습니다.

 짐작은 하셨겠고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전의 시스템 개편이 티스토리와 합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것은 아실 겁니다.
 테이블이나 에디터 구성 요소를 티스토리(에서만 사용하는 일부 부가 기능은 잠가 놓고) 것으로 바꾸어 놓고 이제껏 간 보고 있었던 거죠.
 떠날 분은 떠났고, 개편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으신 분은 일단 휴면 블로그로 파악이 되었으니 자발적으로 이전이나 백업 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냥 사라져 버리겠고요.

 어제, 방명록 글들을 살펴보면서 한때는 방앗간 드나드는 새앙쥐처럼 서로 오가던 방들을 둘러봤습니다. 블로그가 지금 어떤 SNS 못지않게 교류와 소통의 마당이던 시절이었으니,  그때는 곁에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잊힌 얼굴이 참 많더군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분들 방.
 대개는 비공개 방으로 잠가두셨고 어떤 분은 아예 방 자체가 사라졌고 간혹 4~5년 전 마지막 포스팅 이후 방치된 방도 보였는데요,
 그 방 안에 있는 시간의 흔적들을 보며 "그냥 없애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혹시 제방에 오시는 선생님들.
 주소만 tistory로 연계되고 포탈이나 웹 검색 노출은 변하지 않더라고요.
 없애는 건 언제고 없앨 수 있으니 이전 신청해서 방 분양받아 놓으시면 좋겠네요. 새로 만든다는 건 더 힘든 과정이고 그냥 자료 백업받고 문 닫아봐야 백업받은 자료를 마땅히 보관하거나 쓰일 곳도 없을 듯하고요.
 티스토리가 기본적으로 수익형 블로그이니 그런 분들 때문에라도 없어지는 일은 없겠고요(세상만사 장담할 일은 없지만 아마도? ㅎ)
 참고로, 예전엔 티스토리 가입하려면 기존 블로거의 활동실적에 따라 배당되는 초대장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뒤에서 초대장 파는 부작용도 있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 무렵 저도 초대장 받아 방만 얻어 놓고 그냥 잠가두고 지내다가요, 다음 하는 꼴을 보니 싹수가 노래서 얼마 전부터 이사 갈 준비 겸 운용하기 시작했고요.

 바뀐 다음 시스템으로 포스팅하셨던 분은 별 어려움 없을 거예요.
 맘에 드는 스킨 꾸미려면 한동안 헤매기는 하겠지만요, 비공개로 자료 보관하고 계신 선생님이면 그것도 신경 쓸 것 없고요. 비공개 설정된 것은 그대로 비공개로 이전됩니다.


 어젠 어항에 이끼가 끼기 시작하는 게 보이더군요.
 요즘 날이 더워 어항 수온도 평균 이상이라서 기포기(물레방아)를 하나 더 틀어줬더니 그런 거 같습니다.
 또 느낌대로 꼼지락거렸습니다.
 어항 사면을 수세미로 닦아 이끼 제거를 하고 물을 2/3 덜어내고 온도 맞춰 새 물을 보충해 줬습니다. 이끼 억제제 풀고, 수질 개선제도 넣고, 영양제도 풀고.
 새 물의 환경이 안정되기를 한 네 시간 기다렸다 오후에 사료를 줬는데요.
 '어?'
 한 놈이 안 보입니다. 그것도 대장이요.
 혹시 물 덜어내다 딸려와 개수대에 버렸나? 여기저기 살펴본 끝에 저 물레방아 뒤편 조개껍데기 사이의 바닥에 숨어 있는 놈을 찾았습니다. 예감이 좋지 않습니다.

 

 나무젓가락으로 톡톡 건드려 밖으로 나오기는 했는데요, 또 자꾸 기어들어 갑니다.

 

 '다 끄집어내고 청소했어야 했나...'
 얼마라도 이끼 닦은 혼탁한 물에서 맛이 간 것 같은 맘에 미안합니다.
 아들놈은 지 어미 숨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뭘 저리 쩝쩝거리고 돌아다니는지...
 좋아지기를 기대하며 지켜보는데, 점점 더 기어들어 가는 것이 날 샜습니다.

 그래,
 어차피 글렀으면 숨 떨어지기 전에 세상 밖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한 번이라도 경험시키는 게 옳지.
 나무젓가락으로 건져내니 숨은 붙어 있어도 몸은 이미 강직이 오고 있습니다. 분홍이를 분홍이 세상 밖으로 꺼내 놓고야, 이미 비늘이 거칠하고 지느러미도 여기저기 헐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천수를 다했구나...'
 마당을 가로질러 보리똥나무 아래에 묻어줬습니다.
 분홍이가 숨 떨이지 전 경험한 그 잠깐의 세상 밖의 세상.
 하늘과 땅의 감각이 어떠했을지 궁금합니다.
 천국이었는지 지옥이었는지...
 내가 그에게 창조주였는지, 염라대왕이었는지...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바람 속으로 / 성봉수

 바람 속으로/ 성봉수  모든 것이 바람 안으로 녹아든다  절대였던 것들  억지스럽지 않게 섞이고 녹아  바람이 되는 무존재.  그 순연純然.  앞섰던 바람조차 새 바람이 밀어내고  또 밀어

sbs150127.tistory.com


 그리고 돌아와 앉아 담배를 먹으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사는 이 인간계의 울.
 내가 알지 못하는 내 밖의 세상...

 그리고 당신이 선이라고 믿는 당신 만의 세상.

 

 

 

 

 

 
 보따리는 여기서 쌋는데,
 왜 밖의 세상에 그릇이 없고 밥통은 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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