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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깜짝이야! 쌍년!'
빨래를 너는데 발치에서 어정거리던 삼월이가 갑자기 후닥닥 대문 쪽으로 뛰어가며 짖는다.
대문 아래로 뭐가 어른거리기는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겠지. 옆 문방구 손님이거나….' 생각하는 순간, 문이 빼꼼 열린다.
'아이고!'
얼른 방으로 들어와 손에 잡히는 데로 난닝구를 걸치고 나갔다.
"윤정이에게 복숭아 팔았어요"
대문을 사이에 두고 어정쩡하게 서서 안부를 건넸다.
오늘따라 반바지라도 입고 있길 망정이지, 낭패 볼뻔했다.
하필이면, 젖 껍데기 들고 있을 때 눈이 마주칠 게 뭐람? 쩝.
미동도 없더니,
시원찮게 바람이 분다.
나팔꽃도 너울, 빨래 꽃도 너울~~~.
속옷 나부랭이는 샤워하며 그때그때 빨아치우지, 뭐하러 모아놨다 세탁기를 돌리는지. 이것도 쩝.
빨래 너는데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이 더운 날, 찜질팩 하러 가야 하니 고문이 따로 없네.
안 갈 수도 없는 상태고,
물 한 번 더 뿌리고 얼른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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