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심(淸淨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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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청정심(淸淨心)

by 바람 그리기 202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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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진 백김치와 김치를 소분해 놓고,
 할머님 기제사 모시고 남은 탕국을 작은 팩에 덜어놓고,
 된장 심심하게 풀어 간 맞춘 감자 미역국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놓고.
 밀린 설거지 하고 식모 커피 한잔 잡고 앉아, 내란 수괴 끌고 나왔는지 어떤지 살피러 무심코 연 폰.
 2025년 1월 6일, 음력 섣달 초이레 【오늘의 운세】가 보인다.


 "싫다 하는 거절, 눈치로 알아내자"

 한 바퀴 돌리면 낄끼빠빠 하라는 얘기인데.
 누군가가 지키고 앉은 좁은 움에 눈치 없이 궁둥이를 들이밀거나, 이성(理性)의 예의(禮儀)를 본능(本能)의 감정(感情)으로 택도 없이 착각하며 꼰대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무엔지 가늠하며 '피식' 썩소를 짓는다.
 그러다가도,
 동토의 빈 들에 서 있던 그때,
 내 곁에 있던 이를 생각한다.

 이틀 만에, 사망한 서재 형광등을 갈았다.
 의자에 올라서 고개를 젖힌 짧은 순간에,
 "다용도실 전구를 갈다 벵그르 돈 의자에서 떨어져 손목이 똑 부러졌던 누님"을 생각했다.
 그렇게, 그때는 누구도 알아챌 수 없이 시작된 "불길한 사신의 전조"
 그날 이후 소멸의 귀착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이제 생각하면 그러했던 누님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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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종 소리와 함께하는 하루"
 더하고 뺄 것 없이 마음을 청정(淸淨) 하게 해 준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욕심 없던 하루가 다 갔다.

 올 한 해,
 부디 내 가슴에 뜨거운 사랑이 충만하기를...
 그리하여 살아 있는 내가 되기를 빈다.

 

 
 202501061707
 서영춘 & 심수봉-서울구경 mix 사랑밖에 난 몰라
 어제 얼어 죽은 대한이 보신 분?

 -by, ⓒ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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