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진 속살로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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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터진 속살로 눕다.

by 바람 그리기 2021.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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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을 책을 잡고 꼬박 새워,
그 징검다리를 밟아 어제를 끌고 옮겨 디딘 발.
오늘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어제가 되고 이제 삼백예순 나흘을 어제로 밀치는 내일이 시작되었다.
거기 머언 골짜기 휘돌던 바람, 원혼처럼 우르르 몰려와 집 앞 신작로 전봇대에 매달려 밤새 울었나니
외눈으로 귀를 열고 훔쳐 들은 곡소리,
구슬프기도 하였더라.

동지도 다 지나고 한파는 등골에 서늘한데,
아직 난방 텐트를 펼치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디딘 이곳과 건너선 저곳의 무엇이,
등짝과 낯짝에 닿는 한기를 분별없이 만드는.
그 무엇인가?

아,
밤새 휘두른 바람의 태질에 터져 피 흐른 속살이나니….


*속 쓰리다. 불 붙기 전에 눈좀 붙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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