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데 또 파고 또 파고 또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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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판데 또 파고 또 파고 또 파라

by 바람 그리기 2017.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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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끝부터 시작된 원도심의 전선 지중화 사업.

도로변에 미리 표시된 협조 안내 현수막을 보니 맘이 급하다.

'이정도면 대규모 공사인데….'

뒷골목에는 모두 매설된 도시가스가 대로변을 따라 위치한 건물에는 누락 된 것이 맘에 걸리던 차에…….

 

도시가스 공사에 전화하고

'무슨 말인지, 입장인지, 할 수 있는 대답의 한계는 나도 이해하지만, 어차피 공사비 대부분을 시에서 부담하는 것이니, 메인 라인이라도 계제에 매설하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사업집행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담당 부서든 시장이든 업무협조를 상의해보는 것도 그른 이야기는 아니잖은가!' "선생님, 선생님께서 무얼 말씀하시는지 저도 알고요 또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저희는 일단 수요가 확보되어야 공사를 하는 체계라서요…."

앵무새처럼 반복되는 일률적 답변.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제 전화 내용을 정식 민원으로 접수해서 근거를 남겨주시고 이 민원에 대해 정식 문건으로 소장님께 보고 바랍니다'

어차피 개별 건물에 들어가는 라인이야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니, 4차선 도로를 전면 차단하는 큰 공사에다 사업비 대부분을 시에서 부담하는 사업이니 비용절감의 차원에서라도 주관만 미리 매설해 두자는 것. 이게 상식에 반하는 얘긴 아닌 것 같은데 도무지 이빨도 안 들어간다.

시청이나 시장님께 전화를 넣어볼까? 생각하다 내 코가 석 자인 마당에 괜히 오지랖 떠는 것 같아 '이런 의견이 있었다'라는 근거를 남겨두는 정도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아침, 집이 들썩거려 잠에서 깼다.

'어제 대전에 지진이 났었다는데, 이게 뭐랴?'

정신을 차리고 몸을 기울여보니 굴삭기 뿌레카(브레이크)의 진동이다.

'아니, 이건 또 뭐랴?'

벙거지를 찾아 쓰고 대문을 열고 머리를 빼꼼히 내밀어 상황을 살피는데…….

'아니, 아저씨! 왜 도로는 또 팝니까?'

"예…. 통신선 매설 작업을 하느라고요"

작업반장쯤 되어 보이는 이가 뒷짐을 지고 서 있다 전봇대를 올려보며 대답을 한다.

'예? 먼젓번에 매설한 건 뭐고요?'

"아, 그건 한전에서 전기선 매설한 거고요…. 우리도 그걸…. 한번에 했으면 좋은데…. 그게 그리 안 되는 거라네요"

 

참 내….

가스관 매설은 고사하고 통신선 공사도 따로 한다니 완전 어이가 없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국민의식과 수준을 못 따라가는 행정 집행의 비능률.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판대 또 파고 또 파고 또 파라.

팔 때마다 쌀 바꾸고 담배 바꾸는 사람들도 있겠지.

내 일 아니니 나도 그러려니 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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