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댓바람부터 전화벨이 울리는데, 평소에 못 듣던 소리라서 알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랬더니 또 울립니다.
'어! 전화네. 이상하다?'
어제도 원로 시인님께 전화를 받으며 벨 소리가 달라서 그리 설정해 놓은 줄 알았는데, 또 그렇습니다.
확인하니, 벨 소리로 설정해 놓았던 ALEX FOX의 GUITAR on FIRE가 보이지 않습니다.
폰 저장 용량이 늘 간당거려서 며칠 전 정리를 했는데 그때 삭제한 모양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며칠은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2년생 포트 10주를 주문하고 30분도 못 되어 농장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포트가 떨어졌는데 3년 식생으로 같은 값에 보내드리면 안 될까요?"
새끼손가락만 한 놈 5주 회초리 같은 놈 5주 정도를 섞어 보내왔는데요, 뿌리는 튼실해서 이 정도면 흡족합니다.
2주 정도만 더 있었으면, 화단 울타리로 빈틈이 없었을 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잘 살아났을 때의 말이지만요.
어쨌건 장미과이니 올 한해 잘 지나고 내년에 분근하던지...
어느 부분에 가니,
땅이 발목까지 쑥 꺼지면서 단무지와 똥이 섞인 냄새가 확 올라옵니다.
'에이...'
이럴 줄 알고 장화를 신고 시작했길 망정이지 낭패 볼 뻔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생은 글렀어….)
사방으로 뻗은 앵두나무 가지 아래에 기어들어 가 식재하느라 애먹었습니다.
가지와 꽃 순도 많이 상했을 성싶고요.
그래도, 해당화에 돋은 가시를 보면 맘이 흐뭇합니다.
못 되었죠?
가시를 보고 흐뭇해하니.
잘 살아서(삼월이도 삼월이 언니도 제발 활착 때까지는 들어가지도, 두엄 만들지도 말고),
그 화사한 향기와 함께하는 고마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배가 조금 고프긴 한데...
얼른 씻고 병원 다녀와야겠습니다.
Alex Fox - Guitar on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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