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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를 안 사서 그런가?
뭔가 할 일을 안 한 듯 헛헛하다.
맘이 헛헛하니, 몸이 춥다.
국회방송에 맞춰 놓은 티브이는 혼자 쏼롸거리는데,
폰을 잡고 꼼지락거리다가 충동 구매를 했다.
그냥 장에 가서 내복을 사 입으면 될 일인데, 꼴에 아직은 젊은 삭신이고픈 자존심은 있어서 5부 보온 드로즈에 눈이 갔다.
3개 모둠 판매에 삼만 얼마. 사은품도 챙겨주니 이건 잘 산듯싶은데 성묫길에 분실한 비즈가 자꾸 생각나서 비슷한 놈으로 하나 골라샀다.
요즘 쓰고 다니는 비즈가 영 맘에 들지 않았는데, 내친김에 팔각모도 하나 더 샀다. 점잖은 자리에서 쓸 수 있을 것 같고.
순식간에 오만 오천 환 떡 사 먹었다.
배가 고프네.
라면이라도 삶아 먹을까 어쩔까?
밖에 눈이 왔나?
커튼으로 막힌 밖에 세상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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