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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든 선물꾸러미를 내려놓고 형광등 스위치를 올립니다.
...
이끼인지 열대어인지 주인공이 헷갈리는 어항.
가득한 꽁초가 덮개를 반쯤 들어 올린 재떨이.
해독 못 한 난수표처럼 널브러져 있는 책들.
...
눈에 들어오는 익숙함이 그제야 나를 내게 돌려놓습니다.
익숙함은 잠시 머문 내 밖의 낯선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두 감정의 골이 뒤섞여 바람이 됩니다.
그 휑한 바람은 가슴을 휘돌더니 서재 창밖 바람종에 매달려 웅성이고 있습니다.
바람이 빠져나간 나는, 구멍 난 풍선처럼 혹은 변태를 마치고 등걸에 남겨진 매미 껍질처럼 위태롭습니다.
커피로 만든 목발은 이 휘청임의 활이 되어,
현악기의 낮은 현 위로 털썩 주저앉습니다.
20220127목
차 한잔 대접 못 해 미안하고 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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