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별2 직관(直觀) 컴 앞에 앉을 때만 쓰니 그냥 저렴한 테로 선택해선지, 다리 연결부위 나사 구멍 플라스틱이 진작에 부러진 모니터 안경. 그간 그냥저냥 맞춰 쓰고 지냈는데, 지난밤에 완전히 사망하셨다. '고무줄로 묶어 쓸까?' '궁상 그만 떨자!' 점심나절에야 이 닦고 세수하고 면도하고 편한 차림 그대로 슬리퍼 끌고 부러진 안경을 한쪽 다리만 귀에 걸치고 집을 나섰는데,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오래된 집 마당과는 다르게 거리엔 7월 폭염의 햇살이 부서지고 있다. 눈이 부실 정도이니 여름 절정 때의 날씨라 해도 될 만큼이다. 평소 외출 때 쓰는 변색렌즈의 안경에 수십 년 길들었으니, 무색의 모니터 안경을 쓴 탓도 있겠고... 2만 얼마짜리 행사용 테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는데, 안경사가 39,900원짜리 테를 들고 이미 돌아.. 2022. 9. 17. 두 개의 감. '霧刻' 안개에 새기는 글씨처럼 덧없는 것이라는 내 말에, 안개처럼 세상을 덮는 글씨라는 격려의 말을 건넨. 시인님께서 SNS로 전해 온 마음. 안개에 새기는 글씨를 참 맛깔나게 그려 놓으셨다. 건듯 울어대는 바람종 소리가 너무 좋아, 음악의 볼륨을 적게 틀어 놓고 창 한쪽을 열고 보낸 하루. 안경을 썼다 벗었다. 자료 정리를 하며, '이 많던 시인 작가들의 그 날은 누구의 기억 속에 살아 있을까? 결국, 그냥 그대로 자기의 한 생을 살다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어둠이 내려앉는 무각재 창밖을 내다보며, 식은 커피와 맛난 담배를 먹는다. 2020. 12. 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