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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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미2

누리미를 부치다가 예년과 다르게 흙을 많이 퍼 날랐더니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다. 밥통 열기도 귀찮아 커피 두 잔 외엔 식음 전폐하고 늘어져 지낸 하루. 컵라면에 밥 한술 말아 저녁 겸 하루 식사 퉁치고 앉았다가, '오늘 가기 전에 뭐 하나는 해야 살아 있는 거지...' 터진 누더기를 열심히 기웠다. 본의 아니게 엉덩이에서 배꼽까지 누리미가 연결됐다. ㅋㅋㅋ 누리미를 부치다, 갑자기 염통이 뜨끔 벌렁한다. 돌연사가 남 얘기가 아닌 시절에 닿았으니 문득 생각하기를, "아 글씨, 바지 꼬매다가 엎프러져 죽었댜!" "쯔쯔... 수의를 기웠구먼!" '시인의 마지막 풍문치고는 참 간지 떨어지게 드럽게 뒤지는 거네...' 라는. 밤새 조금 더 오기를 바랐는데, 비가 시원치 않네. 오늘은 누더기 좀 빨고, 화분들 모두 내어놓.. 2023. 4. 6.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늙은 도심에 게으른 햇살이 채 자리하기 전, 이른 잡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난닝구 안 입고 나갔다가 등이 서늘해 혼났습니다. 현장 가는 길, 트럭에 올라 탄 나를 오야가 아래위 곁눈으로 쓰윽 훑어 보고는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뒤통수가 뜨거워 휙 돌아보니, 나를 쳐다보던 아주머니께서 급하게 시선을 피합니다. 현장 쥔 댁 할머님께서 물끄러미 바라보시다 말씀하십니다. '이 양반은 참 요새 사람 같지 않네" 그 뒤에 뭐라 뭐라 하셨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관종이라기엔 너무 추접스럽고, 루틴이라기엔 너무 그지 같고, '욕 먹이기 돌려치기'라기엔 의미 없는 일이고... 뭐 그렇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삼월이께 인사드리고(눈이 쾡하신 것이 여태 졸고 계셨던 듯싶습니다) 양말 빤 것 볕 드는 .. 2022.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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