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다크 초콜릿1 도도하게. 배추 추비와 칼슘 액비를 주러 올라간 옥상. 우리에 칩거하던 삼월이가 떼꾼한 눈으로 따라나선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 잡으시더니, 목이 긴 즘승이라도 된 꼴로 대가리를 허공으로 향해 이리저리 콧구멍을 벌름거린다. 풀을 뽑으며 그 모습을 곁눈으로 훔쳐보니, 어울리지 않게 도도해 보인다. 온몸으로 내게 건네는 말, "어이 성씨, 갈여! 갈!" 장독대에 엉겅퀴 하나가 모르는 언제 뿌리 내리고 꽃 피고 씨를 맺었다. 뽑으려던 손을 멈칫하고 돌아섰다. '어차피 다 보낸 한 생인데 혼이 있다면 눈 구경이라도 하거라...' 술밥 먹고 귀갓길 담배 사러 들린 편의점. 셋째 줄 다크 초코릿과 까까 한 통을 함께 샀다. "평상을 유지하며 뒷심을 발휘하길" 바라는, 애비의 비방이다. 오랜만에, 콧노래도 없고 비틀거림이 .. 2022. 10. 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