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시는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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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눈 오시는 새벽.

by 바람 그리기 202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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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시.
 안방에 들어가 온열기를 끄고 저녁 밥상을 내놓고 이를 닦고.
 대문을 나서 역 현의점에 들러 담배를 산다.
 눈이 오신다.

 집을 에워싼 등성에서 밤새 대숲이 울고,
 볕 잘 드는 툇마루에서는 아기 고양이가 졸고,
 울타리 아래 사다 심은 수국 색이 달라 멋모르고 괘씸해하던...
 서하 시인님을 생각한다.
 (여기 어디쯤일까?)
 남도 근동을 지나는 버스 안에서, 고개가 뒤로 꺾이도록 눈길을 주었던.
 멀리, 작은 동네 뒷산 맨 위 대숲에 둘러싸였던 조그마한 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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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곳을 떠난 지 오래이겠지만,
 텅 빈 도심의 횡단보도를 건너서며 그때 그 가난했던 날들을 사랑했던,
 시인의 냄새가...

 색다른 액체가 먹고 싶은데, 색다른 것이 있을 리 없고.
 첫 커피를 탔다.

 


 202503040522화
 조용필-대전 부르스 mix
 김밥나라를 지나다가 '밥통에 밥 없지!'
 '한 줄 사서 갈까?' 하다가, 독거노인 인증하는 게 거시기해서 그냥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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