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 언니께서 특식으로 하사하신 피자 두 쪽으로 저녁 때우고,
뭉그적거리다가 또 픽 쓰러져 강아지 잠들었다가, 깨다 자기를 반복하다 몸이 뻣뻣하게 쑤셔 어쩔 수 없이 일어서니 모두가 출근한 빈집.
냉장고에 된장국 데워 놓을 겸 오랜만에 주걱 들고 밥통 열고, 먹고, 씻고, 묵은 설거지 해치우고.
당신이 방에서 끌려 나와 졸고 계시던 그곳에 앉아 한가로운 식모커피.
착한(다고 여기기로 한) 삼월이는 내 발등을 베고 누웠다가 파리 소리에 화들짝 놀라 대가리를 쳐들고 둘레 거리다가 다시 눕기를 반복하고, 바람종은 햇살 찬란한 오래된 집 마당에 이따금 간드러지게 울고.
구신 붙었을 것 같은 저 이끼 낀 인형들, 삼월이 언니께서 어느 틈에 화단 턱에 일렬횡대로 모셔 놓았다.
모셔 놓는 풍경을 상상하니, 쓰레빠 물고 귀를 뒤로 젖히고 쪼르르 내빼는 삼월이가 왜 오버랩되는지?
여기, 여기.
오늘 다녀오려 계획했던 일정.
설거지와 거실 한쪽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겨울옷 빤 것 정리(어쩔 수 없이)해서 치우는 거랑 바꾸기로....했는데, 후자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ㅋㅋㅋ
점심 라면에 넣은 청양고추가 과했는지, 여태 속 쓰리다.
하루 다 가셨다.
202405201814
이쁜아이-산바람강바람mix
올 지용문학상 수상자 '이 뭐시기' 글로야 그러려니 한다고 해도, 애와 애 낳은 이의 심성 불일치를 알기에 그저 피식. 지금은 연 끊고 지내니 남의 일이다만... 그나저나, 그 대가가 심사위원장이라니, 또 피식.
결국은 어찌 살았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 서 있냐가 정답인 듯도 허고. 하긴, 아무리 신과 사람의 중간에 사는 것이 시인이라고 해도, 수도자가 아닌 다음에야 마음 비우는 것은 고사하고 언행일치로 사는 이가 몇이나 되겠냐.
-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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